이달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기준 70세 이상 인구와 30대 인구이다. '70+' 인구가 30대를 추월했다. 지난해 9월엔 60대가 40대를 추월했다. 특히 올해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맏형 격인 55년생이 70대에 접어들었다. 단일 연령으로 치면 올해 70세(지난달 69세)가 40세, 41세보다 많다.
국민연금공단의 국민노후소득보장패널조사(2023년 8~11월 50대 이상 8736명 조사)에 따르면 노후 시작 시기는 69세이다. 남성은 69.4세, 여성은 68.7세로 남성이 약간 늦다. 70대 응답자는 70.4세라고 답했다. 70대는 한국전쟁 전후에 태어나 한강의 기적을 일군 세대이다. 그들의 삶은 어떨까. 부모가 거의 다 사망했고, 노모만 생존한 경우가 3.5%이다. 98%는 자녀가, 27%는 손자·손녀가 있다. 이번 설날에 손자의 재롱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체력 되면 75세에도 일하겠다"
70대 이상 인구가 30대 추월
1955년생 올해 70대 진입
근력과 인지능력 강화가 관건
"설에 자녀가 부모 변화 살펴야"
1955년생 올해 70대 진입
근력과 인지능력 강화가 관건
"설에 자녀가 부모 변화 살펴야"
노후 시작의 신호는 뭘까. 기력 저하이다. 56.4%가 그리 답했다. 중기 직원 정씨는"내 나이 무렵에는 건강이 가장 큰 과제"라고 걱정한다. 그는 "2년 전부터 기력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고 말한다. 1시간 넘게 걸으면 무릎에 신호가 온다. 좀 무리하면 쉬 피로하고 감기가 잦다. 가장 큰 변화는 기억력 저하다. 정씨는 "누가 힌트라도 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사람 이름과 지명 이런 게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한다.
집콕 TV·유트브만 하면 인지능력 악화
70대는 걷기만 하지 말고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태극권 같은 협응(신체의 신경·운동 기관, 근육이 호응하며 조화롭게 움직임) 활동이 좋다고 한다. 정 교수는 "집에서 TV나 유튜브를 보고 밖에 안 나가면 고혈압 등의 만성병이 악화하고 인지 기능이 나빠진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70대는 3종 세트와 거리가 멀다. 여가 활동 방법 중 TV 시청이 30%로 가장 많다. 다음이 조깅·산책·낚시 등 혼자 하는 활동(17.5%)이다.
두려운 건 치매이다. 60대는 100명 중 1명꼴로 앓지만 70대는 10명 중 1명, 80대는 4명 중 1명이다.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재택의료학회 이사장)는 "70대 언저리에 술·담배를 당장 끊고 허벅지·엉덩이 코어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70대 중후반, 나아가 80대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국·영·수에서 이제는 음미체(음악·미술·체육)로 옮기고, 지역사회나 친구들과 유머러스하게 섞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교수도 "공부, 글쓰기, 그림 그리기, 춤, 악기 연주 등을 하며 뇌를 자극해야 한다"고 말한다.
설에 부모 인지력 테스트는 금물
이번 설에 자녀가 유념할 게 있다. 정희원 교수는 부모님의 체중·식욕·인지기능 변화를 체크할 것을 권한다. 체중 감소가 큰 병의 징조일 수도 있다. 단기 기억 변화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어제 먹은 음식을 기억하는지,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지는 않은지 등이 포인트이다. 다만 박건우 교수는 "부모님을 테스트하는 건 금물"이라고 말한다.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간접 체크가 중요하다. 음식 간의 변화, 집안 정리 상태의 변화를 눈여겨본다. 박 교수는 "문제가 있다면 치매안심센터로 모시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