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이 총재는 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개진했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총재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등 임금 지급 문제를 거론하며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쓰려는 개인들이 조합을 만드는 등의 형태로 최저임금보다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봤다. 법에 저촉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지난해 3월 한은이 낸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에 담겨 논쟁을 일으켰던 정책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에는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에 이와 관련한 헌법 문제를 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이 총재가 평소에 이 문제에 굉장히 몰두해 있다고 하더라. 이 총재가 ‘더 구체적으로 논의를 발전시켜 보자’고 해서 당에서도 함께 검토를 해보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또 “계엄 사태 이후 해외에서 한국 경제를 많이 염려하고 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고 한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한 참석자는 “이 총재가 자신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접한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염려를 자세히 전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총재가 주로 말하고 의원들이 경청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진행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1/23/e9732554-ceec-404c-81e0-609a465df92f.jpg)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진행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은 총재가 추경을 하라고 하고 사회 현안을 세게 언급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은 “여야 전부에서 ‘정치 할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고건 전 총리, 박근혜 정부의 황교안 전 총리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처럼 관료 출신들이 위기 때마다 반짝 주목 받았으나 어떻게 됐느냐”며 “정치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