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석사 측에 따르면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옛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 수장고에서 24일 오전 대전지검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간논지 측에 불상이 인계된다. 이어 센터 1층에서 조계종이 주관하는 이운식이 열린다. 불상은 이날 오후 부석사 설법전으로 옮겨진다. 100일간 공개되는 동안 불상이 안치될 특수강화유리 진열장도 22일 설치됐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지난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록 환수엔 실패했지만 고향을 떠난지 약 650년(추정) 만에 불상을 원래 발원지인 부석사에 다시 모시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앞서 1951년 발견된 복장물(腹藏物, 불상 안에 넣는 각종 물건)을 통해 이 불상이 1330년 고려국 32인에 의해 발원된 사실이 밝혀졌다. 부석사 측은 한국이 불상을 건네줬다는 기록이 없고 여러 정황상 서산에 왜구 침탈이 잦았던 1378년 무렵 약탈됐을 거라면서 소유권을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간논지가 2012년 불상을 도난당하기 전까지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온 점 등을 근거로 민법상 취득시효(20년) 완성을 인정했다. 이후 반환절차를 놓고 줄다리기하던 양측은 올해 초 간논지 측이 “확실한 반환”을 전제로 ‘100일 대여’에 합의하면서 24일 불상 인계에 이르게 됐다.
이날 열리는 이운식에는 원우 스님 외에 수덕사 주지 도신 스님 등 조계종 관계자들과 간논지 주지인 다나카 세스료(田中節竜)스님 등 일본 측 관계자도 참석한다. 아들은 부석사로 가서 불상 안치 과정까지 지켜볼 예정이다. 불상은 이튿날부터 5월5일 부처님오신날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2013년부터 활동해온 서산부석사불상봉안위원회 이상근 대표는 “100일 법회 기간에 부석사 불상의 의미를 한·일이 공유하면서 앞으로 불교문화유산 보전과 활용에 어떻게 협력할지 두루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상은 5월 중순쯤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