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의원 등 10여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경부·호남선 이용객이 많은 서울역 대합실을 찾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제를 힘차게 국민을 힘나게’라고 적힌 어깨띠를 맨 이들은 KTX 승강장 입구와 도심공항터미널 등을 다니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지도부는 웃으며 손을 흔들고 악수도 청했다. ‘어려운 민생 더욱 꼼꼼히 챙기겠다’는 내용의 A5용지 크기 정책 홍보물도 건넸다.
일부 시민은 화답했지만 눈길도 안 주는 시민이 많았다. 정책 홍보물을 건네려 할 때 아예 등 돌리고 앉은 청년도 있었다. 지도부 이동 땐 갑자기 몇몇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국민의힘을 XX하라” “정신 차려라”를 외치며 달려들려 했다. 경찰이 급히 제지해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50대 여성은 “대통령이나 지키지 여기서 뭐 하고 있냐”고 불만을 표시했고, 서울역 안에서 지도부를 기다리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당명을 비틀어 “내란의힘”이란 구호를 외쳤다. 권 비대위원장 등은 애써 외면했다.
이날 오후 권 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을 찾았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생필품과 한 끼 음식을 제공하는 ‘온기창고’, ‘동행식당’ 등을 방문했다. 온기창고 인근에서 동자동 주민 10여명이 “(쪽방촌을 개발하는) 공공주택 사업에 속도를 내달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오 시장에게 재개발 관련 설명을 들은 권 위원장은 “(주민들이) 빨리 혜택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쪽방촌 상담소 인근에서 권 위원장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감사를 전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권 위원장은 민생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 사회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없어야 하겠지만, 어려운 분들이 다 없어질 수 없는 상황에선 온기창고 같은 공동체 활동이 굉장히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지도부는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설 귀성길 인사를 진행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호남선에서 경부선으로 이동하며 1시간 가량 시민들을 만났다. 어깨에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 ‘희망 가득한 새해’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둘렀다.
다만 이 대표를 멀찍이 바라보는 시민 중에는 다소 불쾌감을 표한 이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창원에 거주하는 조모(67)씨는 “윤석열이 잘못했는데도 이재명을 도저히 좋아할 수가 없다”며 “자기 재판은 지연하려고 하면서 남의 재판은 빨리하라는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