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찬 불법체류자 군용기로 내쫓았다…사진 공개한 '트럼프 쇼맨십'

24일 과테말라시티의 과테말라 공군 기지에서 미국으로부터 추방된 과테말라인들이 미군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과테말라 이민청이 배포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24일 과테말라시티의 과테말라 공군 기지에서 미국으로부터 추방된 과테말라인들이 미군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과테말라 이민청이 배포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체류 이주민을 군 수송기를 동원해 추방하며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군사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수갑을 찬 이주민들이 군용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입국에는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주민 추방에 군용기가 사용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이주민 추방에 활용된 군용기는 텍사스주 엘패소 빅스 육군 비행장에서 출발해 과테말라인 75~80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텍사스주에서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준비 중인 수갑을 찬 불법 체류 이주민.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텍사스주에서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준비 중인 수갑을 찬 불법 체류 이주민.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군용기까지 동원해 이주민을 몰아내는 모습을 백악관이 직접 공개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쇼맨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주민의 체포 과정과 단속 성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짚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통제에 육군 82공수사단과 10산악사단 등 최정예 부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82공수사단은 신속대응부대로 알려져 있다. 과거 동유럽 나토 지원 및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의 임무를 수행한 핵심 병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부대의 국경 임무 투입이 국제적 비상사태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부대는 위기 상황 때 전세계 어디든 하루 안에 투입해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앞서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군인 1500명을 파견했으며 2차로 추가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먼저 파견한 군인들은 미국 내 여러 기지에 있는 헌병으로 주로 구성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한편 국토안보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시절 프로그램을 통해 임시 체류 허가를 받은 이주민들도 추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대상 이주민이 약 14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60%가 불법 체류자, 40%는 임시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추방 대상 이주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적은 멕시코(400만명)이며, 엘살바도르(75만명), 인도(72만5000명), 과테말라(67만5000명), 온두라스(52만5000명), 중국(37만5000명) 등이 뒤를 잇는다. 한국인은 약 11만 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