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냈다" LPGA, 박세리 이름 건 대회 취소…무슨 일

지난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우승자 넬리 코다(오른쪽)과 호스트 박세리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우승자 넬리 코다(오른쪽)과 호스트 박세리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이 취소됐다고 25일(이하 한국시간) 발표했다.

대회는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팔로스 버디스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LPGA는 대회 주최권자가 2024년과 2025년 대회에 대한 비용을 LPGA 투어에 지불하지 않아 연기됐다고 밝혔다. 퍼힐스가 대회 스폰서를 맡은 첫 해인 지난해부터 내야 할 돈을 내지 않았다는 뜻이다.  

퍼힐스는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로 고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의 아들 구본웅(미국이름 브라이언 구)씨가 의장을 맡고 있다. 구본웅 의장은 지난해 온라인 간담회에서 “스포츠 이상의 문화 행사를 만드는 노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으로 이 대회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인 언론 선데이 저널에 의하면 구본웅 의장은 2019년 15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가 갚지 못했다. 대출은 구의장의 아버지인 구자홍 회장과 어머니가 보증을 섰다. 구 의장은 채무 불이행으로 미국 법원에 피소됐다가 “상속 세금 문제가 해결되면 갚겠다”고 했다. 

돈을 갚겠다고 한 때가 2023년이고 대회 개최 발표는 2024년 2월이었다. 그 사이에 채무를 변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선데이 저널은 구 의장의 미국집 평가액은 473만6236달러인데 담보는 1476만달러라고 보도했다.  


LPGA 투어에 박세리의 이름을 건 대회는 2년 만에 취소됐다. 대회 개최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취소되어 스폰서인 퍼힐스와 호스트인 박세리 뿐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까지 골프계에서 이미지가 실추됐다.

 
대회는 2년간 디오 임플란트 로스앤젤레스 오픈이라는 명칭으로 열리다 지난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상금은 200만 달러다.      

선수들의 불만도 큰 것으로 보인다. 리즈 무어 LPGA 임시 커미셔너는 성명에서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이 3월에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문제를 해결해 올가을 대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LPGA 투어는 30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에서 열리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시작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