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 1위 얀니크 시너(24·이탈리아)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9650만 호주달러·약 872억원) 남자 단식 2연패를 달성했다.
시너는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8·독일)를 세트스코어 3-0(6-3, 7-6〈7-4〉, 6-3)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우승자인 시너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메이저 3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50만 호주 달러(약 31억 6000만원).
3-0이라는 경기 결과와 달리, 경기 내용은 접전이었다. 1세트부터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나갔다. 시너는 게임스코어 4-3에서 네 번의 듀스 끝에 츠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5-3으로 앞서 나갔고, 결국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2세트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타이브레이크 4-4에서 시너의 샷이 네트 위쪽에 맞은 뒤 츠베레프 코트 쪽으로 살짝 떨어지면서 행운을 잡았다. 5-4로 앞선 시너는 결국 7-4를 만들어 2세트까지 가져갔다. 시너는 3세트 게임 스코어 3-2에서 츠베레프 서브 게임을 뺏은 끝에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완성했다.
시너는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도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14연승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시작한 연승행진도 21연승으로 늘렸다. 영국 BBC에서 해설하는 1987년 윔블던 우승자 팻 캐시(호주)는 "작년 하드코트에서 1패만 당했을 정도로 하드 코트에서 시너는 난공불락"이라며 "움직임이 빠른 데다 샷에 힘도 실려 있어 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캐시는 이어 "오늘 경기가 팬들에게 재미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시너는 자기 일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준우승한 츠베레프 역시 "시너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며 "오늘 좀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지만 상대 기량이 워낙 뛰어났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츠베레프는 2020년 US오픈,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결승에 세 차례나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했다. 츠베레프는 이날 서브 에이스도 12-6으로 시너에 앞섰지만, 45개의 범실(시너 27개)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