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양쪽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유족들, 설날에 합동차례

지난 16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 동체 잔해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 동체 잔해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진행된 희생자 수색·수습과 현장 조사 절차가 종료됐다. 당국은 “참사 여객기 양쪽 엔진에서 나온 깃털과 혈흔이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6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전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에서 제2차 유가족 총회를 열고 “시신 파편과 유류품을 찾기 위한 수색을 종료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족들은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100m 떨어진 곳에서 여객기 좌석이 발견된 만큼 이 지점에서 반경 100m를 더 수색해달라”고 수습 당국에 요청했다. 무안공항은 시설물 복구 등을 위해 4월 18일까지 폐쇄된 상태다.

시신 파편·유류품 임시 보관 후 안장

지난 5일 오후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철조망 앞에 하얀 면사포와 꽃화꽃, 검은 리본 옆에 희생자의 지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손편지가 달려 있다. 황희규 기자

지난 5일 오후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철조망 앞에 하얀 면사포와 꽃화꽃, 검은 리본 옆에 희생자의 지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손편지가 달려 있다. 황희규 기자

지난 6일 희생자 179명 전원을 유족에게 인도해 장례가 치러진 이후 수습된 시신 파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져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협의회는 다음 달 7일쯤 국과수로부터 분석 결과를 통보받은 후 유족들과 상의를 거쳐 별도 공간에 안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아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은 유류품도 다음 달 15일까지 인수 절차를 이어간다. 이후에도 남겨진 유류품은 건조·진공 처리 작업을 거쳐 시신과 같은 장소에 보관키로 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1차 현장 조사도 종료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전날 유족들에게 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조사 계획 등을 설명했다. 항철위는 이날 “사고기 양쪽 엔진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창오리는 몸길이가 약 40㎝, 날개 길이는 약 21㎝ 정도인 철새다.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유족들, 설날 희생자 합동 차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뉴스1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뉴스1

항철위는 “사고기의 운항상황과 외부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와 관제교신 기록 등을 시간대별로 동기화하고 분석 중”이라며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항철위 측에 “끝까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조사를 해달라.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앞서 항철위는 지난 20일 현장 조사를 종료하고, 정밀 분석이 필요한 잔해는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겼다.

유가족들은 설 명절을 맞아 합동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유가족협의회는 27일부터 함께 장을 본 후 설날인 29일 오전 10시에 무안공항 1층 대합실에서 희생자들의 합동 차례를 지낸다. 현재 무안공항 임시 쉘터에 머무는 20여 가족은 희생자 49재가 마무리되는 2월 15일 모두 가정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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