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이어 우리銀, 가산금리 인하 동참
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을 의미하는 ‘지표(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한다. 지표금리가 대출의 원가에 해당한다면, 가산금리는 은행의 마진인 셈이다. 이는 대출의 법적 비용·위험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해 3분기부터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 공급액을 조절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최근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가산금리에 대출금리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이번에 가산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지난 13일 처음 가산금리를 0.3%포인트를 낮췄다. KB국민은행도 27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4%포인트 떨어뜨리기로 하면서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산금리를 조정하지 않았지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대출금리에 빨리 반영시킨 결과다. 우대금리를 높여 실질 대출금리를 깎는 은행도 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7일부터 영업점장 재량 금리의 폭을 최대 0.4%포인트로, SC제일은행은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포인트 올린다.
5대銀 예대금리차, 5개월 새 최대 7.7배로
2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모두 1%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이 중 NH농협은행(1.33%포인트)로 가장 컸고, KB국민(1.25%포인트)·우리(1.16%포인트)·하나(1.12%포인트)·신한(0.98%포인트)은행 순으로 금리차가 컸다. 이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시기인 지난해 7월에는 모두 1%포인트 미만이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예대금리차가 0.15%포인트에 불과했던 우리은행은 같은해 12월 금리차(1.16%포인트)가 약 7.7배 커졌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예대금리차(0.2%포인트→0.98%포인트)가 약 5배로 확대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43%포인트로 4개월 연속 벌어지는 중이다.
이 때문에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은행들이 새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은행법 개정을 통해 각종 보험료와 출연료 등을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총량 규제에 “금리 일정 수준 유지해야”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 만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억제할 순 없어,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기준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가산금리까지 급격히 낮추면 가계대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