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 쓰는 70% 잡으려, 갤S25 화면 갈아엎고 구글 밀착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 김정현 부사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AI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 김정현 부사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AI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아직 인공지능(AI)을 안 쓰는 70%를 공략한 폰.
삼성전자 신작 AI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의 목표이자, 탄생 배경이다. 어렵고 일상과 거리가 있고, 내 정보 샐까 걱정하는 사용자 마음을 ‘쉽고 일상적이고 안전한 AI’로 돌려놓겠다는 거다. 노태문 모바일(MX) 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S25 판매량 증대를 자신한 배경이기도 하다.

S25, 내구성 높였지만 핵심은 ‘쓰기 쉬운 AI’ 

지난 23일(현지시간)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부사장)은 미국 새너제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AI가 일상의 시간·노력을 확실히 줄여주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S25 시리즈에 AI 음성 비서와 AI 전용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CX실은 소비자 움직임과 기술 흐름을 분석, 조합해 모바일 제품을 기획하는 조직이다.

 
갤럭시 S25는 기기 성능·내구성을 개선했다. 전작보다 성능이 40% 향상된 AI 칩(모든 모델), 2.2m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도 안 깨지는 화면(울트라) 등이다. 

그러나 신작의 방점은 음성으로 소통하는 AI 비서 같은, 소프트웨어에 찍혔다. 김 부사장은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그게 어디 있는지 찾기 어렵고 쓰기 힘들면 의미가 없다”라며 “사용자가 AI 비서와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적용한 게 ‘바닥부터 갈아 엎었다’라고 표현한 AI 전용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원 UI 7’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화면 구성을 싹 바꿔 폰 아랫부분을 AI 비서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마련했는데, 이게 단순 업데이트가 아니라 “스마트폰 접근의 새 방식을 제시한 것”이라는 얘기다.

AI 적극 사용 비율, 6개월 만에 2배 

이날 김 부사장은 모바일 AI 사용자 분석을 위해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경영연구소와 진행한 한국·미국 등 10개국 사용자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모바일 AI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응답률은 27%로, 6개월 전 조사에 비해 2배가 됐고, 특히 한국 사용자의 모바일 AI 수용도가 세계 평균보다 높았다. 김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AI를 활용하는 이유로 생산성 증대(52%), 창의력 향상(42%), 소통 틍력 증진(41%)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0% 이상의 모바일 사용자는 여전히 AI에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인데, 연구에 따르면 주된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90%), 어려운 사용법(85%), 실용성에 대한 회의감(56%) 이었다(복수 응답).

 
이에 김 부사장은 ‘멀티모달 비서, 통합, 개인화, 보안’의 4가지 요소를 강화해 진정한 AI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멀티모달 AI란, 음성·문자·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학습해 인간과 소통하는 것을 말한다. AI 비서가 사람 음성을 알아듣고(멀티모달), 여러 앱을 넘나들어 지시를 수행하며(통합), 내 사용 패턴에 맞춘 정보와 편의 기능을 제공하되(개인화),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없다는(보안) 얘기다.

구글과 협력하되, 자체 AI 기능 강화

삼성은 이를 위해 구글·퀄컴 같은 업계 강자들과 협력을 더 밀착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를 AI 음성 비서로 채택했고, S25의 모든 모델에 퀄컴 칩을 썼다. 김 부사장은 “AI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 곧 스마트폰 사용법이 바뀔 거고, ‘지금이 자원을 투자할 타이밍’이라는 데에 업계 리더들이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AI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칩셋(퀄컴)과 생태계(구글)가 모두 준비돼야 하는데, 강자들과 힘을 합해 때를 놓치지 않고 이를 선도하겠다는 것.

삼성만의 독자성과 차별성은 온디바이스 AI 강화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을 거치지 않고 삼성 기기에서 직접 구현하는 AI 기능들이다. 간담회에서 강민석 MX사업부CX실 상무는 “S25 시리즈에는 통역과 개인 맞춤 서비스같이, 삼성 갤럭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능들이 강화됐다”라고 말했고, 정혜순 MX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은 “삼성 글로벌 리서치의 연구를 통해 삼성 자체 AI 통역이 20개국 언어까지 지원하는데,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