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진행한 휴게소 명품 음식 페스타에서 칠곡휴게소 한미식당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한미식당의 대표 메뉴인 치즈시내소.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을 응용한 음식이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국토교통부는 이달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설 연휴를 낀 열흘간 3484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가 워낙 길다 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해 고향을 찾거나 국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을 테다. 더욱이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한 여행 중 백미는 단연 휴게소 맛집 탐방이다. 한국도로공사도 2023년 ‘1휴게소 1명품 먹거리’ 제도를 도입해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지난해 9월에는 ‘휴게소 명품 음식 페스타’를 열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211곳 있다. 이 중에서 158개 휴게소에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 자치단체 선정 맛집이 입점해 있다. 지난해 휴게소 명품 음식 페스타에서 수상한 식당을 중심으로 올 설 연휴 가볼 만한 휴게소 맛집을 정리했다.
1980년 경북 칠곡 미군부대 앞에서 영업을 시작한 한미식당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2대 사장인 유경미씨가 돈가스 등 대표 메뉴를 들고 선 모습. 최승표 기자
휴게소 명품 음식 페스타에서 대상을 거머쥔 주인공은 칠곡휴게소(부산 방향)에 자리한 ‘한미식당’이다. 한미식당은 1980년 경북 칠곡 왜관읍 미군부대 앞에서 영업을 시작한 45년 전통의 양식당이다. ‘옛날 왕돈가스(1만2000원)’ ‘한미버거(5000원)’ 외에도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을 응용한 ‘치즈 시내소(9000원)’가 유명하다. 기름진 음식인데도 뒷맛이 깔끔하다.
보성휴게소에서 파는 보성꼬막비빔밥.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먹거리로 인기가 높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최우수상은 보성 휴게소(영암 방향)에서 영업 중인 ‘보성꼬막비빔밥’이 선정됐다. 지난해 열린 ‘남도 음식문화 큰잔치’에서 금상을 받은 맛집이다. 전남 보성의 대표 먹거리가 벌교 꼬막이다. 이 벌교 꼬막을 듬뿍 넣은 비빔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싱싱한 채소에 날치알을 얹어 감칠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1만원.
3등에 해당하는 우수상은 음성휴게소(하남 방향)의 ‘이정동묵밥’이 수상했다. 충북 충주시청 앞에 자리한 이정동묵밥은 2022년 충북 향토 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명성 자자한 식당이다. 심심한 맛이 매력적인 묵밥이 대표 메뉴다. 9000원.
음성휴게소에 입점한 이정동묵밥의 대표 메뉴인 묵밥. 사진 한국도로공사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의 소문난 우동집인 ‘미타우동(옥계휴게소 속초 방향)’,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최초로 짜장면을 팔았다는 ‘100년가 공화춘(천안삼거리휴게소 서울 방향)’ 등이 장례상을 수상했다.
휴게소의 인기 간식인 호두과자. 사진 한국도로공사
고물가 시대,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간편한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좋겠다. 208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핫도그 등 10여 종의 ‘알뜰 간식’을 3500원 이하에 판매한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대부분에서 7000원 이하인 ‘실속 상품’을 맛볼 수도 있다. ‘단배추 된장국 정식(7000원)’ ‘카레라이스 정식(7000원)’ ‘EX라면(4500원)’이 대표적인 실속 상품이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실속우동(5500원)’을 실속 상품에 포함했다.
경기도 용인 덕평휴게소의 별빛정원. 화려한 조명 덕에 밤산책을 즐기기 좋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요즘 휴게소는 볼거리, 즐길 거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개방형 휴게소’라는 게 있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국도, 지방도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휴게소를 말한다. 문화·관광·체험까지 즐기는 휴게소가 늘고 있다. 반려견 테마파크와 화려한 조명을 볼 수 있는 정원, 피크닉 존을 갖춘 덕평휴게소가 대표적이다. 정읍휴게소(천안 방향)는 VR(가상현실)·드론 체험 존도 갖췄다. 전북 순창 강천산휴게소(광주 방향)는 인근 순창고추장 민속마을과 연계 관광이 가능하고,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부산 방향) 안에는 작은 테마파크가 들어서 있다.
올해 1월 1일 개장한 용인 처인휴게소에는 실물 크기의 UAM 드론이 전시돼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올해 1월 1일 개장한 경기도 용인 처인휴게소는 우주 정거장처럼 생긴 첨단 휴게소다.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실물 모형 드론(UAM)을 볼 수 있고, 가상 체험도 할 수 있다. 에버랜드 기념품점도 입점해 있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밀양영남루 휴게소도 독특하다. 울산 방향 휴게소는 밀양아리랑과 영남루, 함양 방향 휴게소는 영남알프스를 주제로 지역색을 담았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