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참관…내륙서 발사 추정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후 4시쯤 북한이 내륙에서 서해 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감시했다"며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이번 미사일이 "해상(수중) 대 지상"이라고 밝혔지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내륙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은 "지상의 수조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상 발사체계를 해상이나 수중으로 옮기는 개량 과정을 거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은 "공화국 무력의 전쟁 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 발사가 "변화되는 지역의 안전 환경에 부합되게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효과성을 제고해나가기 위한 국가방위력건설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며 정당한 자위권 행사 차원임을 강조했다.
'불화살-3-31' 개량형 평가도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면 전략용 무기로 볼 수 있다"며 "김군옥 영웅함 등 중형 잠수함을 전력화해 순항미사일로 미국 영토인 괌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다면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3년 9월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며 김군옥 영웅함을 진수했다.
또한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미사일은 가스로 발사된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 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수직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용원 의원실은 "북한이 수직발사관을 갖춘 콜드 런치 플랫폼에서 함대지, 잠대지 공격을 상정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 김군옥 영웅함, 북한판 이지스함 등 잠수함 또는 수상함에서 해당 미사일을 탑재해 전술핵 공격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토 타격용 아니지만 유용성 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를 지나치게 자극하는 무기보다는 전략 무기로 유용성은 크지만 외면적으로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취임 직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 칭하고 접촉 의사를 타진하는 트럼프에게 김정은이 국방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대응하는 한편 선을 넘지는 않겠다는 복잡한 속내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북한이 미국에 우선 바라는 선물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외무성은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쌍매훈련(지난 21~24일) 등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권과 안전 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것만이 미국을 상대하는 데서 최상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 유도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트럼프의 우호적 발언에 부합하는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의 변화 여부에 가장 주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자칫 북한의 요구에 호응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했고 훈련 자체도 '비싼 워 게임(war game·전쟁 연습)'이라며 깎아내렸다.
이런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취임식에서 해외에 배치된 미군과 관련해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원을 아껴야 한다(sparing)"며 "그들을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이런 시각이 주한미군 규모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군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훈련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