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1건씩 카메라 찍혔다…충북 교통단속 적발 1위 이곳

지난해 충북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제천 남당초 앞.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충북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제천 남당초 앞. 프리랜서 김성태

5년간 청주 아닌 지역서 1위는 처음 

충북에 있는 고정식 무인 교통 단속카메라 중 적발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제천시 영천동에 있는 남당초등학교 앞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은 인구가 지난해 12월말 기준 12만 8000여명으로 청주(85만여명), 충주(20만여명)보다 훨씩 적은 도시다.

 
27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천시 영천동 남당초 앞 과속·신호위반 카메라 단속 건수는 1만1604건으로 이 일대에서 교통 위반 ‘불명예’ 1위를 기록했다. 하루평균 적발이 31건에 달할 정도로 빈도가 잦다. 최근 5년간 청주를 제외한 다른 10개 시·군 교통 단속카메라에서 연간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건 제천이 처음이다.

 
2위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변전소 앞 단속카메라로 1만584건으로 집계됐다. 3위는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가마리 가마삼거리 단속카메라(1만467건), 4위는 청주시 북이면 금암리 구간단속 종점 단속카메라(8516건), 5위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서원초등학교 앞 단속카메라(7110건)였다. 1월 1일 기준 충북 전역에 설치된 고정식 무인 교통 단속카메라는 1101개다.

제천 남당초 앞 도로에는 이정표와 차로 반대편 단속카메라, 신호등, 전선 등 구조물 여러개가 설치돼 있어 단속카메라가 잘 보이지 않는다. 프리랜서 김성태

제천 남당초 앞 도로에는 이정표와 차로 반대편 단속카메라, 신호등, 전선 등 구조물 여러개가 설치돼 있어 단속카메라가 잘 보이지 않는다. 프리랜서 김성태

내리막길·큰 도로 교차·겹겹이 구조물 등 영향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보통 카메라를 설치한 1~2년 차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많이 적발되는 편”이라며 “3년이 넘으면 적발 건수가 확연히 줄어든다. 내비게이션이 업데이트돼 단속지점이 나오고, 과태료를 낸 운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2020년~2021년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청주시 상당구 산성터널 입구 과속 단속 카메라는 2022년 2위로 밀려났다. 이 기간 적발 수는 2만3182건, 1만7993건, 1만1113건으로 서서히 줄었다. 이후 5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2022년 6월 설치된 제천 남당초 앞 단속카메라는 남당교차로~영천지하차도 인근에 모두 4대가 있다. 스쿨존이다 보니 제한속도는 시속 30㎞다. 남당초 앞에서 청풍호로를 따라 영천지하차도 방향에 있는 카메라에서 자주 찍힌다고 한다. 주민 김모(53)씨는 “남당초 앞 횡단보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가파르게 내리막길로 이어지다 보니 속도를 미처 줄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동차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제한속도를 훌쩍 넘기곤 한다”고 말했다.


제천 남당초 앞 교통단속카메라. 프리랜서 김성태

제천 남당초 앞 교통단속카메라. 프리랜서 김성태

경찰, 제한속도 탄력 운영 

단속카메라(영천지하차도~남당교차로 방향) 앞에 여러 겹으로 설치된 이정표와 신호등·전선이 시야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출퇴근 때 이곳을 자주 지난다는 40대 조모씨는 “터널을 지나며 이정표·신호등이 연속으로 있다 보니 단속카메라를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방심하는 순간 갑자기 단속카메라가 나타난다”고 했다. 제천경찰서 관계자는 “남당초 앞은 큰 도로 2개가 만나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데다 카메라가 4대나 설치돼 있어 단속 건수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천경찰서는 남당초 앞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사고와 자동차 통행량이 적은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상향한다. 나머지 시간은 기존처럼 시속 30㎞로 운영한다. 경찰관계자는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