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요안나 유서보니…"사는게 피곤" 동료 2명에 괴롭힘 당했다

사진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28세를 일기로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의 휴대전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1996년생인 고인은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 5분쯤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된 고인은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다고 한다.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오보를 낸 뒤 이를 고인의 잘못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르쳐야 한다"며 퇴근한 고인을 회사로 불러들이거나 퇴근 자체를 막았다. 

이 밖에도 오요안나의 '실력'을 지적하는 동료들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음성 파일이 다량 발견됐다고 매일신문은 전했다. 고인이 2022년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았을 당시 한 기상캐스터는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여러 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MBC는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인은 유서에 "사는 게 너무 피곤하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마음껏 사랑만 할 수 없는 게 싫다"며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날 살리려고 불편해지는 것도 싫다"고 적었다. 이어 "내 장례식은 야외에서 파티처럼 해 달라. 드레스나 예쁜 옷 입고 와 핑거푸드 먹으면서 웃으며 보내달라"며 "어디에 묻지 말고 바다에 뿌려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