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1996년생인 고인은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 5분쯤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된 고인은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다고 한다.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오보를 낸 뒤 이를 고인의 잘못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르쳐야 한다"며 퇴근한 고인을 회사로 불러들이거나 퇴근 자체를 막았다.
이 밖에도 오요안나의 '실력'을 지적하는 동료들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음성 파일이 다량 발견됐다고 매일신문은 전했다. 고인이 2022년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았을 당시 한 기상캐스터는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여러 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MBC는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인은 유서에 "사는 게 너무 피곤하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마음껏 사랑만 할 수 없는 게 싫다"며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날 살리려고 불편해지는 것도 싫다"고 적었다. 이어 "내 장례식은 야외에서 파티처럼 해 달라. 드레스나 예쁜 옷 입고 와 핑거푸드 먹으면서 웃으며 보내달라"며 "어디에 묻지 말고 바다에 뿌려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