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7% 하락한 2517.37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20억원, 1974억원어치씩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1조234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 AI 시장의 충격은 곧바로 한국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 AI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설 연휴 동안 있었던 딥시크 쇼크를 반영했다”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력기기·전선 등 AI 공급망 전반의 주가 약세로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 전반을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딥시크 충격이 모든 종목에 악재로 작용한 건 아니었다. SK하이닉스(-9.9%)·삼성전자(-2.4%) 등 반도체 관련주와 HD현대일렉트릭(-7.9%)·LS일렉트릭(-8.2%) 등 AI 전력주는 하락했지만, 네이버(6.1%)·카카오(7.3%) 등 AI 소프트웨어 관련주 주가는 상승했다. 생성AI 기술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딥시크 쇼크, 금리 동결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지나친 비관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침투로 AI가 범용화하는 것은 증시 전반에 긍정적이지 않지만,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급선회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투자를 줄일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도 0.06%하락한 728.29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HPSP(-7.6%)·이오테크닉스(-9.4%)·파크시스템스(-3.5%)·주성엔지니어링(-4.1%) 등 반도체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