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합동감식…화재 원인 증거물 찾기 난항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 그리고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 그리고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3일 오전 9시 30분부터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에 나섰다. 합동 감식에는 부산소방재난본부 6명, 경찰 과학수사대 9명과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여객기 배선에서 화재 가능성 작아…보조배터리 무게 두고 감식  

항철위는 이날 “오전에는 기내 수화물을 두는 선반을 모두 떼 내고 화재 원인 물체를 찾는 데 집중했다”며 “오후에는 기내 의자를 제거하고 원인 물체를 찾고 있는데 화재가 큰 탓에 맨눈으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 당시 여객기 시동이 꺼진 상태였기 때문에 배선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은 작다”며 “탑승객과 승무원 진술에 따라 화재 원인으로 리튬이온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 무게를 두고 감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이 난 리튬이온 보조배터리가 파우치형이면 형체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조배터리는 패키징 구조에 따라 파우치형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사각형 배터리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항철위 관계자는 “파우치형 보조배터리는 열에 취약해 불이 나면 다 녹아내리고, 원통형은 그나마 형체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어떤 형태의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수집한 증거물을 조각조각 분류하는 한편 목록 작성과 육안 분석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철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감식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 그리고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 그리고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화재 원인 물체 찾더라도 국과수 감정 맡겨야…한 달 이상 소요

항철위는 감식과 함께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분석도 진행 중이다. 항철위 관계자는 “수집한 증거물은 국과수 분석 시설 등으로 옮겨 세부 조사와 정밀 감정을 해야 한다”며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감식 결과 공개 여부는 향후 사고 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합동 감식을 통해 혐의가 발견되면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본부를 꾸리고, 항공사 등에 업무상 과실치상 협의 적용이 가능한지 따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는 지난달 28일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일어났다.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BX391 기내에서 불이 나 승객 등 탑승자 176명이 대피했고, 7명이 다쳤다. 불은 1시간여만인 오후 11시 31분쯤 완전히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