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조선업 견제하는 美 눈치보는 선주들...K-조선 수주 기대감↑

조선업 호황에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한 국내 조선 3사가 올해도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우려하는 글로벌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 발주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국내 조선소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글로벌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5위 해운사 하팍로이드는 현재 1만6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6척을 한화오션에 발주하는 계약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계약 금액은 12억 달러(1조7000억 원)에 이른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5월 고망간강 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2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싱가포르 익스프레스(Singapore Express)'호를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사(社) 에 인도했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2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지난해 5월 고망간강 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2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싱가포르 익스프레스(Singapore Express)'호를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사(社) 에 인도했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2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 한화오션

하팍로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 양쯔장조선과 1만68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추가로 선박 6척을 발주할 수 있다는 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척당 선가는 2억1000만달러로, 인도 기간은 2027∼2029년이다. 하지만 하팍로이드가 옵션 물량 6척을 한화오션에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점이 2027년 이후인데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 조선업을 견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발주처를 중국 업체에서 한화오션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오션 측은 하팍로이드와의 계약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도 한화오션과의 건조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1척으로, 선박 당 2억5000만달러 규모다.

앞서 지난 1월엔 HD한국조선해양이 유럽 선사로부터 3조7160억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12척 건조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3796억원에 수주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은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의 62%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한국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LNG 운반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LNG 수출 확대 정책 등으로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LNG 운반선 시장은 지난 2023년 137억1000만 달러(약 19조8300억 원)에서 오는 2032년 221억1000만 달러(31조9800억 원)로 6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올해 미국발 LNG선 발주가 기대되고 글로벌 선사들의 중국 조선소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분위기가 국내 조선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