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5년 연속 감소, 지난해 2만명 아래로

지난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자가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자가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공공기관의 정규직 채용 규모가 5년 연속 줄며 지난해에는 2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규 정규직 중 청년 비중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이하 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1만9920명이었다.

신규 일반정규직 채용은 2019년 4만116명에서 2020년 2만9480명으로 떨어진 뒤 계속 줄어서 2023년 2만207명에 그쳤고 지난해엔 1만명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신규 일반정규직 중 청년은 1만6429명으로 전체의 82.5%였다. 이 비중은 2020년(7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의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목표는 2만4000명(청년 2만명)이었다. 결국 청년 신규 채용이 부진해 전체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공공기관 신입사원 초임 평균은 지난해 3872만원으로 전년(3819만원) 대비 소폭 올랐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초 청년고용 한파 속에 공공기관 일자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신규 채용이나 청년인턴 운영 성과가 우수한 기관에 경영평가 가점을 신설했다. 아울러 퇴직·이직 등으로 빈자리가 나면 수시 채용하도록 독려했다.

그런데도 작년 신규 채용이 뒷걸음질 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지난해 교육부 산하 11개 병원은 전년보다 40.7%(2214명) 감소한 3228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다.
전남대학교병원(-415명)·충남대학교병원(-330명)·경상국립대학교병원(-299명)·전북대학교병원(-257명) 등에서 채용 감소 폭이 특히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때 수요가 많았던 의료 인력, 특히 간호사 채용이 많았는데 유행이 끝난 뒤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을 두고 촉발된 의정 갈등이 공공의료기관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 점도 일자리 문이 닫힌 요인으로 분석된다.

신규 채용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공공기관도 민간기업처럼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것이 일부 현실화한 셈이다.

다만 청년층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인턴 채용은 다소 증가했다. 지난해 청년인턴 채용은 2만1239명으로 전년(1만8196명)보다 1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채용형 인턴'의 비중은 22.4%(4745명)로 2019년(23.8%) 이후 가장 컸다.

정부는 올해에도 청년층 등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 올해 공공기관 신규 정규직 채용 목표를 작년과 같은 2만4000명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