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3일 “12·3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 ‘공포탄을 소지하고 출동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출동한 인원에게 ‘국회 울타리 내부로 들어가서 국회 본청의 인원을 통제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후엔 ‘본청 내부로 진입해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국회에 진입한 부대의 책임자인 그는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
조 단장은 국회 또는 윤 대통령 측이 아닌, 재판부가 직권으로 부른 유일한 증인이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지난해 12월 3일 이진우 수방사령관으로부터 출동준비를 지시받았느냐’고 묻자 조 단장은 “이 사령관이 오후 11시 40분경 현장에 나간 인원들에게 ‘본청 출입 인원을 통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보고받았고, 비슷한 시간에 저도 전화로 ‘경찰 협조를 받아서 국회 내부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4일 오전 12시 45분즈음엔 이 사령관에게서 ‘본청 내부로 진입해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포탄·임무없는 출동 다 이례적…다만 尹‧金 지시인진 몰라”
조 단장은 다만 “이 사령관은 상부의 지시를 그대로 전파하지 않고, 본인이 해석해 본인의 언어로 지시하기 때문에” 이 사령관의 지시가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따른 것이란 말은 들은 적은 없고, ‘4명이 들어가서 1명씩 끌어내라’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체포’ ‘총’과 같은 단어는 당시엔 들은 기억이 없고 이후 언론에서만 들었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윤 대통령 측에선 “조 단장의 진술이 앞뒤가 다르고, 여러 다른 목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형식 재판관은 “맥락을 끊어서 진술이 달라진 것 처럼 말씀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진술이 달라진 점이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단장은 이에 대해 “저는 뭐 위인도 아니지만, 제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간 지정된 기일의 마지막이었던 8차변론을 마친 뒤 재판부는 오는 18일 오후 2시, 9차 변론기일을 한 차례 추가로 더 잡았다. 그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증거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 측은 한덕수 총리, 홍장원 전 차장 등 증인 5명을 추가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내일 재판부 평의를 거쳐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