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골을 넣고 기뻐하는 주민규(오른쪽 둘째). 뉴스1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최건주의 선제골과 주민규의 멀티 골을 앞세워 포항을 3-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대전은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또 앞선 10경기에서 포항에 2무 8패로 압도당했던 대전은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한 '포항 징크스'를 털어냈다.
이 경기 전까지 대전이 포항을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가 2010년 4월 24일(1-0 승)이었다. 반면 지난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0-4로 대패한 포항은 리그에서도 웃지 못하고 2연패로 시즌을 출발했다. 주민규는 "부담이 굉장했다. 처음이 가장 떨리는 건데, 굉장히 불안했다"며 "(황선홍) 감독님께서 경기는 많으니 부담 없이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니 부담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멀티 골로 부담을 좀 덜었다. 시작이 좋다"며 "자신감이 생겼고, 다음 경기는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 HD에서 활약하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후반 41분 헤딩으로 자신의 시즌 1호 골을 신고한 데 이어 3분 후에는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멀티 골을 신고했다. 황선홍 감독은 "상대의 빌드업 작업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주도권을 가진 채로 경기하고 싶은데 그게 잘 풀리지 않았다"며 "그런 분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도 끝까지 실점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전이 펼쳐진 포항스틸야드에는 관중 1만519명이 입장했다. 킥오프를 앞두고 양 팀 선수들과 관중은 학교에서 교사 명모(40대) 씨에게 살해된 8살 김하늘 양을 위해 묵념했다. 검은 리본을 단 황 감독은 "김하늘 양을 위해서 책임을 다하자고 약속했는데, 선수들이 잘 지켜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승리가 (하늘 양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도 개막전 현장을 찾아 양 팀 주요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선 김학범 감독이 지휘한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FC서울을 2-0으로 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