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코스' 된 서울형 청년인턴 캠프, 10명 중 6명 직장인 됐다

지난해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에서 선발된 청년들이 기업 인턴 활동을 앞두고 직무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지난해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에서 선발된 청년들이 기업 인턴 활동을 앞두고 직무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지난해 2월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모(26)씨는 같은 해 12월 국내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 성공 비결은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인 퀄컴 코리아에서의 인턴생활이었다. 박씨는 “졸업 후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너무 막막했다”며 “우연히 SNS에서 서울시의 청년인턴 직무캠프 소개를 접한 뒤 지원해 퀄컴에서 인턴생활을 3개월가량 했고, 그 덕에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를 수료한 184명의 청년 중 108명이 민간기업 취업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취업률은 58.7%에 달한다. 서울시의 청년인턴 직무캠프는 2021년부터 운영 중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18~34세 청년이 대상이다. 선발된 청년들은 1개월간 무료 직무 교육을 받은 뒤 실제 기업에 3~4개월간 인턴생활을 하면서 직무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서울시가 인턴 기간의 월급을 지급한다.  

참여 기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올해 참여하는 기관은 DHL코리아, 퀄컴코리아, 한국3M 등 민간기업 77곳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협력기관 24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4일 “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무탐색과 여러 방면의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더니 인턴십 이후에 실제 취업으로 많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박씨는 “인턴 기간 인사팀에서 근무해 취업 관련한 팁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회사 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문서 작성부터 소통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사관학교 도봉캠퍼스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지난 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사관학교 도봉캠퍼스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취업 사다리 역할에 나섰다. 시는 청년인턴 직무캠프 외에도 ▶디지털 기술 분야 인재를 육성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 ▶비대면 인공지능(AI) 채용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AI 면접체험 ▶면접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취업날개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올해 5개 자치구에 추가로 캠퍼스를 조성해 총 25개 캠퍼스가 들어선다. 자치구마다 1개의 캠퍼스가 생기는 셈이다. 지금까지 1만849명의 청년이 청년취업사관학교를 거쳤고 취업률은 75.4%에 달한다. 3~6개월의 교육을 통해 AI 분야를 비롯해 데이터 분석 전문가, 개발자 등을 키워낸다. 지난해 용산캠퍼스와 종로캠퍼스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한 김모(38)씨는 “대학교 중퇴 이후 소프트웨어(SW) 분야 쪽 취업을 원했지만, 비전공자로 한계를 느끼다가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알게 됐고, 캠퍼스 두 곳을 모두 수료한 이후에 현재 카카오 계열사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AI 면접체험부터 면접 정장 무료 대여도

서울시는 청년들이 비대면 AI 채용에 대비할 수 있도록 AI 면접체험 및 역량 검사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한다. 올해는 1인당 월 최대 10회의 AI 면접체험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역량 검사 프로그램 참여 청년에게는 159개 기업의 면접 기출문제 1만여 개를 제공한다. 또 시는 면접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취업날개’ 서비스를 10년째 운영 중이다. 누적 이용자는 32만6000여명에 달한다.


청년사관학교 성동캠퍼스에서 청년들이 디지털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청년사관학교 성동캠퍼스에서 청년들이 디지털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울시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청년 실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시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일자리 지원사업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