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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6기 서울시 디지털 안내사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하루 두차례에 걸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의 '정년연장'과'실용외교'에 대해서다.
먼저 오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제안한 ‘정년 연장’에 대해 “공정한 일터가 선행되지 않은 정년 연장은 민주당 모 인사의 망언처럼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청년들을 더욱 말라비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망언’은 서울서부지법 사태 관련 청년들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논란이 일자 사퇴한 박구용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진짜 청년 정책은 ‘공정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개인의 역량을 중심으로 보상하는 직무급 및 성과급제 임금체계를 도입해 노동시장의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통계청 1월 고용동향 자료를 인용해 청년 고용률이 4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20대의 임금상승률 또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면서 “청년의 삶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어 “성장의 과실은 기성세대가 누리고, 막상 자신들은 만성적 저성장과 복지재정 부담에 짓눌리게 될 것이라는 청년들의 분노는 실로 타당하다”며 “청년들은 ‘공정한 경쟁과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입 직원과 장기 근속직원 간 임금 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다. 나이와 연차에 따라 임금을 정하는 연공급 체계는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직무급 및 성과급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기업이 부담 없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도 자신의 역량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양대 노총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에서 세대 간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시대를 대비한 노동시간 단축,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려면 ‘정년 연장’도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오 시장은 이날 오후엔 ‘외신도 꿰뚫어 본 이재명식 실용 외교의 본질’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가 과거 발언까지 부정하며 ‘친미 구애’에 나섰지만, 막상 미 언론은 이재명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 워싱턴포스트가 이 대표의 인터뷰를 게재하며 제목을 ‘한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는 중국·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로 달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문에는 ‘이재명이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 진보 정부가 다시 들어서게 되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강경한 접근 방식을 완화할 수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썼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 대표는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이라고 말했다”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부르고 미 상원의원(존 오소프)을 만나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운운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변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첫 탄핵소추안에 ‘가치 외교란 미명 하에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한다’는 내용을 담아 노골적인 친중·친북 DNA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그래 놓고 이제 와선 외신의 관심을 홍보하겠다며 ‘워싱턴포스트는 기사 전반에 걸쳐 이재명 대표의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했다’고 강변한다”며 “‘제 논에 물대기’가 따로 없다. 조변석개(朝變夕改)가 실용이면 사기꾼도 경제인이라 불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용은 표심에 맞춰 시류에 영합하는 행태를 뜻하지 않는다”며 “어제는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굴욕적 태도로 일관한 사람이 오늘은 미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실용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비즈니스 리더십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한국 지도자가 80년대식 친중·친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자멸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라 치켜세우고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칭한 문재인 노선은 다시는 발 디뎌선 안 될 길”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견고한 한미일 공조 노선의 장점을 계승하는 것이 진짜 실용 외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