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하면 뭘해도 합법" 나폴레옹 말 꺼낸 트럼프…"진짜 독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의 데이토나 국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나스카 데이토나 500 자동차 경주에 참석해 경의를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의 데이토나 국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나스카 데이토나 500 자동차 경주에 참석해 경의를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책을 둘러싼 위헌, 위법 논쟁 속에 자신의 초법적 지위를 주장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이 일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조국을 구하는 사람은 그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는다”(He who saves his Country does not violate any law)라는 글을 올리고 피드 상단에 고정했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도 같은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명령을 무시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는 취지의 뉴스를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이 말은 출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거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주로 국가 위기 상황에서 비상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말로 해석된다.

16일 다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구를 SNS에 올린 것은 자신이 취임하자마자 서명한 여러 행정명령에 법원이 잇달아 제동을 하는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됐다.


미국 내 여러 법원은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위헌적으로 보고 보류시켰으며 연방정부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 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해외 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고 해외 원조 자금 지출을 90일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법원은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글을 올리자 비판이 쏟아졌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은 자신의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한 독재자처럼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윤리 담당관을 지낸 놈 아이젠은 나폴레옹의 해당 발언은 불법행위에 대해 변명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팀 케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대통령은 권한이 있지만 또한 법을 따라야 한다”며 “의회가 특정 목적을 위해 자금을 책정하면 대통령은 ‘나는 그게 싫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예산을 삭감하거나 해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둘러싼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적으로 최소 70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합법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이 중 일부 시행을 보류시켰다.

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조직 슬림화와 예산 긴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포함해 보건부에서 새로운 해고가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식품의약국, 산림청 및 국립공원관리청, 국제개발처, 교육부 등도 인력 감축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