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국제금융협력 대사. 사진 최 대사 제공
최종구 국제금융협력 대사는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야가 경제 활성화에 힘을 모은다면, 한국 경제는 금새 비상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1~14일 홍콩ㆍ싱가포르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와 블랙록·핌코 등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고 왔다. 계엄 사태 이후 정부 주도의 설명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 대사는 “당초 생각과 달리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며 “(정치 불안이) 오래 가지만 않는다면 대외신인도나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게 주요 신평사와 해외 투자자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신평사들은 “한국이 헌법과 민주적 규범에 의거해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재정 상황 악화로 이어진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13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이에 최 대사는 “효율성과 형평성 중 무엇을 더 중시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해서 여야가 협의해야겠지만, 정부는 기본적으로 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해줬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여부와 2단계 계획 준비 여부를 묻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최 대사는 “어떠한 정치적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최 대사는 “한국은행이 2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까 싶다. 추경은 야당도 최상목 권한대행도 긍정적인 만큼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12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데이빗 리아오(David Liao) HSBC 아시아-중동 공동 대표 등을 만나 국제금융시장 동향·전망 및 한국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 등 부가가치세를 운용하는 국가에도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 대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상호관세는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4월부터 부과한다고 했으니 앞으로 구체적인 얘기들이 나올 텐데, 미국의 주요 타깃인 유럽의 대응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할지 차차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중경 국제투자협력 대사, 최종구 국제금융협력 대사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