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학생들 “탄핵 반대” 시국선언…둘로 쪼개진 대학가

18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서 경북대 학생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18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서 경북대 학생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서울대·연세대 등 수도권 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경북대가 지방대 최초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경북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탄핵을 반대하는 첨성인들’은 18일 오후 2시 경북대 북문에서 ‘경북대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표로 나선 경북대 21학번 배연우 학생은 “경북대인은 국가적 위기 앞에 침묵할 수 없다”며 “현재 대한민국의 법치와 헌정 질서는 흔들리고 있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19학번 박성준 학생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정당한 재판이 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헌재가 보여주는 재판은 졸속 그 자체다”며 “현 상황에 관심을 갖고 함께 싸워달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곳이 대구다. 국권을 빼앗길 위기 앞에서 대구의 선배들은 나랏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았다.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경북대학교 학생인 우리도 침묵해선 안 된다. 우리 경북대 학생들은 부당한 정치적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정의로운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이 주최한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 소속 학생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이 주최한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 소속 학생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5시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대구·경북 대학생 연합’이 주최하는 ‘대구·경북 대학생 탄핵반대 시국선언’도 열린다. 앞서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자신들이 한동대(포항)·경북대 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야당은 국정 운영을 방해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행위들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법치 수호를 위한 대통령의 조치는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대구·경북 지역에 계신 학우 여러분, 우리의 목소리를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함께 행동해 달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국가를 물려주기 위해 청년들이 일어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학교 대학생 모임' 소속 학생들이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3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학교 대학생 모임' 소속 학생들이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말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이후 대학가는 탄핵 찬반으로 입장이 나뉘어 둘로 쪼개진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3일 경북대에서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 182명의 시국선언이 열렸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 학생 모임’은 “윤석열 정부의 부정과 무능으로 고물가와 취업난은 물론, 일상과 민주주의까지 훼손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11월 19일에는 경북대 교수·연구자 179명도 “윤석열은 해고다”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