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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앤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함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화재감지기ㆍ스프링클러 제 기능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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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은 불꽃과 연기가 나는 용접 등 막바지 공사 과정에서 오작동을 피하기 위해 화재 감지 및 방수 시설 기능을 인위적으로 차단했고, 이로 인해 인명 피해가 더 커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프링클러 설치 거리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거나 소화전에 물을 분사하는 소방 호스가 갖춰지지 않았던 정황도 현장 조사에서 확인됐다. 소방시설 설비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이다.
미비한 소방시설, 사용 승인 어떻게 났나
경찰이 파악한 현장 사정과는 달리 승인 신청 당시 제출된 서류엔 문제가 없었다는 게 기장군 설명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소방 설비에 문제가 있으면 보완 요청을 한다. 2회까지 보완 기회를 준 뒤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사용 승인 신청 자체를 반려할 수 있다”며 “이 과정은 현장 확인 없이 감리업체의 완료보고서와 소방의 확인 필증 등 서류에 근거해 진행된다. 그런데 당시 제출된 서류 상으로는 하자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방 필증 발급 주체는 지역 소방관서다. 기장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시설공사업법상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의 완공 검사를 받게 돼있다. 다만 이 법에 따라 공사 감리자가 지정된 경우엔 현장 확인 없이 감리 결과보고서로 완공 검사를 갈음할 수 있다”며 “당시 감리업체의 소방감리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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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조성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사망했다. 사진 뉴스1
지난 16일 합동감식에선 반얀트리 호텔 B동 1층 PT룸(배관 유지ㆍ관리를 위한 공간) 배관 주변에서 불이 난 것으로 특정됐다. 전날 사망자 6명의 시신을 부검한 검안의는 이들이 모두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