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살짝 부딪혔을 뿐인데…뒷목부터 잡는 것 이제 안 통한다

 국토교통부 김홍목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부담 완화 및 적정 보상을 위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 추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김홍목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부담 완화 및 적정 보상을 위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 추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자동차 사고로 경상을 입은 환자가 8주 넘게 치료를 받으려면 보험사에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장기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향후치료비’를 못 받게 된다. 과잉 진료를 막아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을 줄이자는 취지다. 이 조치로 2400만 가입자의 자동차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3%가량 인하될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국토교통부ㆍ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향후치료비란 치료가 끝난 뒤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에 대해 사전적으로 지급하는 돈을 의미한다. 제도적 근거가 없는데도 보험사가 빠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관행적으로 지급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단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향후치료비 지급 규모는 2016년 대비 2023년 21% 늘었다. 2023년 기준 경상 환자에 지급된 향후치료비는 총 1조4000억원으로 실제 치료비(1조3000억원)보다 많았다. 차량 수리가 필요 없었던 후미추돌 사고 피해 운전자가 58차례 통원 치료를 받거나, 끼어들기로 인한 비접촉 사고 운전자가 202회 통원한 사례도 있었다. 각각 350만원, 1340만원 상당의 향후치료비가 나갔다.

자동차보험 현황 및 주요 개선 내용. 국토교통부

자동차보험 현황 및 주요 개선 내용. 국토교통부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피해 정도에 맞는 배상체계 구축이다. 향후치료비는 상해등급 1∼11급의 중상 환자에게만 주도록 지급 근거와 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경상 환자(상해등급 12∼14급)는 향후치료비에서 원천 배제된다. 8주를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받기 위해선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보험사는 당위성이 적다고 판단할 경우 지급보증 중지계획을 해당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또 차량 정비업자가 과잉 정비로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사업 등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다. 마약ㆍ약물 운전이 적발되면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보험료를 20% 할증하기로 했다. 청년층(19∼34세)은 부모 보험으로 운전했던 무사고 경력을 최대 3년까지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보험료가 약 24% 경감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1년은 7%, 2년은 14%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불필요한 자동차 보험금 누수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개선안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자동차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약 3% 낮아지는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개발원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분석이다.

그간 손해율 증가에도 당국 압박에 3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온 손해보험업계는 반색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보험료 인하와 시간당 정비공임 2.7%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 악화가 우려되는데 내년부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 법령, 약관 개정을 연내 완료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갱신ㆍ가입되는 보험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