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이 2016년 수주한 호주 NIF 2층 전동차. 중앙포토
현대로템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모로코 철도청으로부터 2조2027억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사업을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급 규모는 통근형 도시 간 전동차 240대와 도시 내부 운행 전동차 200대 등 총 440대다.
모로코 철도청은 ‘2030년 피파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월드컵’에 대비해 지난해 7월부터 5조원 규모의 철도차량 4종(고속철, 준고속철, 통근형, 도시 내부 등) 공급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2종(통근형, 도시 내부)을 현대로템이 수주한 것이다. 모로코 최대 경제도시인 카사블랑카에서 인근 지역으로 연결된 철로에서 운행될 전망이다. 현대로템 측은 “2030년 월드컵에서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로템이 모로코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도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의 수주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납품 중인 ‘신규도시간열차(NIF)’ 사업(약 1조4000억원)이 최대였다. 이밖에도 현대로템은 호주 퀸즐랜드주 전동차 공급사업(약 1조3000억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트로 전동차 공급사업(약 9000억원)도 수주한 상태다.
이번 모로코 전동차 수주는 민관이 협력해 따낸 성과다. 모로코 정부는 현대로템, 프랑스 알스톰, 중국 중처그룹(CRRC), 스페인 CAF 등을 놓고 막판까지 경쟁을 유도했다. 자국 기업의 수주를 위해 유럽 경쟁국은 모로코 정부에 양허성 자금(장기 저리 개발자금) 지원까지 제안했다.
이에 국토부는 장·차관이 지난해 모로코를 방문해 모로코 정부를 설득했고,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도 잇달아 현지에서 수주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모로코에 양허성 자금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약속했고, 코레일은 차량 유지보수를 위한 기술이전, 교육훈련을 제안했다. 현대로템도 모로코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조립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지 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코리아 원팀’ 전략은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고속철도 건설사업, 베트남 북남 고속철도 건설사업 등을 수주하는 데도 주효할 전략으로 쓰일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모로코 전동차 공급 사업 수주는 코리아 원팀의 성과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K-철도의 경쟁력이 인정받은 사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