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문 보고 기자회견에서 북한 포로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가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며 확실하게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전했다.
이날 유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에서 면담한 북한군 포로 두 명의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우크라이나 의회와 ‘얄타 유럽전략(YES) 특별회의’ 공식 초청장을 받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군 포로 리씨와 백모씨를 총 1시간 10여분 간 면담했다.
포로 리씨는 유 의원에게 귀순 의사를 밝히면서 “앞으로 우리 부모님들과 만나기 위해서 꼭 가고 싶다”며 “한국에 가면 내가 수술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포로는 턱에 총상을 입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리씨는 “한국에 가게 되면 내가 바라는 권리대로 그렇게 할(살) 수 있을까”라며 “필요한 집이라든지 가족도 이루며…”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포로니까 가정을 이루기에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은 유 의원이 25일 북한 포로를 면담하는 모습. 사진 유용원 의원실
유 의원이 만난 또 다른 포로 백씨는 귀순 의향을 묻는 말에 “결심이 생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백씨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군에 포로로 붙잡히게 될 경우 자폭을 선택하느냐는 물음에 “목격도 많이 했고, 나 역시 부상을 당해서 쓰러질 당시 자폭용 수류탄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그렇게 하라고 교육하는 건 없고, 자기 생각에 싸우다 적에게 잡히면 그 자체가 조국에 대한 배반이니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씨 역시 “내 눈으로도 (자폭을) 직접 봤다”고 했다.
또 리씨는 북한군의 피해 정도와 관련해서 “전투 상황을 놓고 보면 피해가 엄청 크다”며 “우리가 전투할 당시 (투입된) 마지막 전투단이었다. 선행한 전투단들이 모두 희생되고 부상을 입어 마지막으로 참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은 유 의원이 직접 우크라이나 당국에 요청해 이뤄졌고,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는 추가로 잡힌 북한군 포로는 없다는 단호한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작년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했고, 북한군의 전투 참가가 공식 확인된 마당에 우리로서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과 밀착은 앞으로 우리의 안보에 직접적이고도 위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북한군 병사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외교당국에서는 총력을 다해달라”며 “귀순 의지를 표명한 북한군에 대한 우리의 송환 의지가 패싱되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더 신속하고 각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우리 당국에서 비공식적으로 (포로 송환 관련) 우크라이나 당국과 교감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