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보상금 드려요"…1.3억 코인 들어온 뒤 생긴 일

‘가짜 코인’으로 억대 보상금을 준다며 접근해, 대출까지 받게 하는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은 이런 사기 피해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을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로또 판매업체나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보상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이 이용한 로또 구매 사이트 이름이나 금액 등을 제시하면서 의심을 피했다. 실제 지난 2023년에 한 로또 판매 사이트에서 해킹으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었는데, 금감원은 당시 유출된 정보를 사기범을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짜 코인으로 보상금을 준다며 접근해 수천만원 대출을 받게한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사기에 이용한 가짜 '코인 지갑 사이트'. 금융감독원

가짜 코인으로 보상금을 준다며 접근해 수천만원 대출을 받게한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사기에 이용한 가짜 '코인 지갑 사이트'. 금융감독원

 
사기범들은 위조한 명함이나 사원증을 제시하며 자신들이 금융사나 암호화폐 업체 직원이라고 속였다. 또 정부기관 명의를 도용한 가짜 문서를 보여주며, 정부를 대신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금을 코인으로 지급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 가짜 ‘코인 지갑 사이트(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실제 암호화폐를 지급한 것처럼 암호화폐 수량과 금액이 나오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속기 쉬웠다.

가짜 코인으로 보상금을 준다며 접근해 수천만원 대출을 받게한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사기에 이용한 가짜 정부 공문. 금융감독원

가짜 코인으로 보상금을 준다며 접근해 수천만원 대출을 받게한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사기에 이용한 가짜 정부 공문. 금융감독원

 
A씨도 보상금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사기범들에게 속아 이 사이트에 가입했다. 해당 사이트에 보상금으로 들어온 암호화폐는 1억3000만원 상당이었다. 이후 사기범들은 보상금보다 많은 암호화폐가 잘못 지급됐다며, 암호화폐 구매대금 명목으로 6000만원만 주면 차액 7000만원을 출금할 수 있게 하겠다고 꼬드겼다. 이 모든 것이 사기였지만,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A씨는 사기범들이 알려준 저축은행에서 6000만원을 대출받아 돈을 송금했다. 

금감원은 “금융사 또는 가상자산사업자 등 직원 명함을 제시하며 접근하는 경우 해당 기관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 손실 보상금을 명분으로 접근하는 사기범들과 절대 거래하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