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학 서적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뉴시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의대 OT에선 '2025 의대 신입생을 위한 의료정책 길라잡이'라는 자료집이 배포됐다. 해당 자료집이 의대 신입생들에게 돌려졌다는 내용은 교육부에도 신고가 다수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협 대정부 요구안
하나, 정부는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위해 추진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라
둘, 의-정 양 측은 중대한 의료 정책을 조속히 논하기 위한 의-정 동수의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현 의료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셋, 정부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줄곧 외면하다가 의료 정책을 졸속 추진하여 발생한 현 사안의 책임을 시인하고 투명한 조사 후 국민에게 사과하라
넷, 의료사고의 법적 다툼에서 선의에 의해서 행해진다는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환자의 특이적인 상태와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충분히 고려한 제도를 도입하라
다섯, 필수의료의 명확한 정의를 논의하고, 양적 질적 차원의 과학적인 국제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수가 체계와 최소 인상률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여섯, 정부는 편법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화의 방향을 방조하지 말고 바람직한 분배를 위한 의료전달 체계 확립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일곱, 인턴, 전공의의 부적절한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재논의하고, 해외 사례를 충분히 검토함으로써 자유의사를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라
여덟, 의과대학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서 비롯된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을 철회하고, 이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휴학에 대한 사유를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
둘, 의-정 양 측은 중대한 의료 정책을 조속히 논하기 위한 의-정 동수의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현 의료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셋, 정부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줄곧 외면하다가 의료 정책을 졸속 추진하여 발생한 현 사안의 책임을 시인하고 투명한 조사 후 국민에게 사과하라
넷, 의료사고의 법적 다툼에서 선의에 의해서 행해진다는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환자의 특이적인 상태와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충분히 고려한 제도를 도입하라
다섯, 필수의료의 명확한 정의를 논의하고, 양적 질적 차원의 과학적인 국제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수가 체계와 최소 인상률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여섯, 정부는 편법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화의 방향을 방조하지 말고 바람직한 분배를 위한 의료전달 체계 확립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일곱, 인턴, 전공의의 부적절한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재논의하고, 해외 사례를 충분히 검토함으로써 자유의사를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라
여덟, 의과대학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서 비롯된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을 철회하고, 이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휴학에 대한 사유를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
첫 번째 요구 사안인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7대 요구안'과 궤를 같이한다. 의대협은 "상기 8가지 학생들의 목소리는 최소한임을 밝힌다"고 밝혔다. 자료집을 보면 "우리는 왜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가"라며 의대협이 대정부 요구안을 만든 이유가 항목마다 상세하게 설명됐다.
의대 교수 등은 대정부 요구안이 담긴 자료집 배포가 휴학 또는 수업 거부 등을 종용하는 행위라고 봤다. 한 수도권 의대 교수는 "사실상 집단행동"이라며 "학생 제보에 따르면 의대협 대표가 투쟁 종결을 선언하지 않는 한 투쟁을 지속한다고 한다. 지난해는 개인적 판단이라고 보고 휴학을 승인했지만, 올해는 OT에서 이런 자료가 뿌려진 이상 휴학이 집단행동인 게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의대 측에 연락해 "이런 요구안이 신입생에게 배포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런 의대 대학가의 분위기는 폐쇄적인 의대 집단 특성상 복학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의대생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한 지방 의대에 입학한 신입생은 "신입생 설명회 때 각종 보고식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 기사 등이 다뤄졌다"며 "학교에 가고 싶은데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서울 한 대학의 의대생 익명 게시판('에브리타임')에는 "복학하는 순간 6년간 학교에 다닐 수 없을 것"이라는 한 의대생의 토로가 올라왔다. 한 의대생(본과 1학년)은 "복학하고 싶어도 이런 분위기에선 어렵다.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은) 사실상 공개처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