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7월 트럼프 방일 추진…그가 혹할 '화성 보물' 준비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오사카 엑스포에 맞춰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6일 오사카 엑스포 기간(4~10월) 중 미국의 날로 지정된 7월 19일 전후로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앞으로 오사카 엑스포 개최가 다가왔지만 일본 내에서도 열기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초청이 오사카 엑스포에 ‘화제’를 더하는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월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은 오사카 엑스포가 미국 정권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관에는 2000년 남극관측대가 쇼와(昭和) 기지 주변에서 채취한 화성 운석이 전시되는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운석은 세계 최대 규모로 물과 반응해서 생겨나는 점토 광물이 포함돼 있는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로 학술 가치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머스크는 자신이 세운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에 2029년까지 인류를 보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류의 화성 이주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화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인 우주 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오사카 엑스포 공식 캐릭터인 먀쿠먀쿠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오사카 엑스포 공식 캐릭터인 먀쿠먀쿠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엑스포 초대 가능성을 시사해오기도 했다. 지난달 12일에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엑스포에 대해 “이번엔 무엇을 전시하나”라며 강한 흥미를 보였다고 전한 것이다. 방미에 앞서 사전 질문지를 작성했던 일본 정부는 오사카 엑스포와 화성 운석에 대한 문답을 준비했는데 실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도 오사카 엑스포 캐릭터인 먀쿠먀쿠 인형을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오사카 엑스포 홍보에 공을 들였다.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가 미국을 포함한 참가국이 하루씩 행사를 하는 날이 있다는 설명을 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건 좋다”라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엑스포 초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시바 총리로선 횡보 중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저조한 엑스포 입장권 판매고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도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 엑스포 초대’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오는 7월 20일에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참의원(상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정에 시간을 할애해 선거를 신경 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방일 시기에 대해 총리가 국내 정치 정세를 고려하면서 신중히 판단할 것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