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일으키더니…“美, 인도에 자동차 등 대부분 상품 무관세 요구”

지난 2017년 6월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성명을 내기 전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성명을 내기 전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인도에는 농산물을 제외한 대부분 자국산 상품에 대해 0% 관세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같은 보도는 양국이 무역협정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인도는 연 400억 달러(약 58조원)가 넘는 대(對)미국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인도 방송 CNBC TV18은 협상에 참여하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요구는 인도가 농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문에서 관세를 0% 또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지난 3일 미국을 방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인사들을 만나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국 관계자들은 최근 논의 결과를 검토한 후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0%, 혹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 소식통은 미국이 인도가 110%나 되는 자동차 관세가 철폐되길 기대한다며 “그 어떤 것보다 명확하다”고 통신에 밝혔다.

하지만 인도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단번에 자동차 관세를 0%로 떨어뜨리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400만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판매 대수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다. 하지만 자국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110%의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최소 5억 달러를 투자하고 공장을 설립하면 관세를 15%로 크게 낮추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올해 가을까지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2030년까지 무역 규모를 50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협정 체결도 목표로 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가 지난달 인도 뭄바이에 대규모 전시 매장을 만들기 위해 건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또 테슬라는 글로벌 구인 플랫폼인 링크트인을 통해 인도에서 매장 관리와 고객 대면 업무 등을 담당할 인력 20명을 모집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1년 인도 진출을 타진했지만, 높은 관세에 막혔고, 지난해에는 인도 현지에 제조 공장을 짓기 위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인도를 찾아 모디 총리와 만나기로 약속까지 했었다. 하지만 인도 방문을 며칠 앞두고 머스크 CEO가 이를 전격 취소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