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생산, 멕시코에 밀려 6→7위…이대로면, 올해엔 더 줄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멕시코에 밀려 글로벌 7위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모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멕시코에 밀려 글로벌 7위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모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생산 순위에서 한국이 멕시코에 밀려 7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내수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가 부과되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더 위축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공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7% 줄어든 412만8000대를 기록해 멕시코(420만3000대)에 글로벌 6위 자리를 내주며 7위로 내려왔다. 수출(278만대)은 전년 대비 0.6% 늘었지만, 경기 침체로 내수 판매(163만5000대)가 6.5% 줄며 생산이 위축됐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더믹 당시 5위까지 올랐던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이후 공급망을 회복한 독일과 멕시코에 차례로 순위를 내주며 7위로 돌아왔다.

지난달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 공장 출고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된 모습. 오삼권 기자

지난달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 공장 출고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된 모습. 오삼권 기자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줄어든 9395만대였다. 토요타·혼다 등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일본의 자동차 생산량이 8.5%(76만3000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국가별 순위에선 중국이 3128만대를 생산해 16년 연속 1위에 올랐고, 미국(1056만대)·일본(823만5000대)·인도(601만5000대)·독일(422만5000대)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독일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한 반면, 중국·인도·멕시코 등 신흥국은 생산량이 3~5% 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한편, 미국은 자동차 생산 10위 이내 국가 중 유일하게 내수 규모보다 자국 생산량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1596만대로, 자국 생산량(1056만대)에서 약 200만~300만대의 수출분을 제외하면 내수의 절반이 수입 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KAMA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불균형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배경이 되고 있다”라며 “미래차 생산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국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합동연설에서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합동연설에서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임박하자 한국GM 노사는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본사를 방문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자레알 한국GM 사장과 안규백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이 15일부터 22일까지 GM 본사에서 젠슨 피터 클라우센 글로벌 제조 부문 부사장 등을 만나 국내 생산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생산량(49만9559대) 중 미국 수출분이 83.8%(41만8792대) 달할 정도로 미국 관세 영향에 전면 노출돼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올해는 해외 현지 생산 물량이 늘면서 국내 생산이 더욱 줄고 관련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라며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