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누이트 공동체당'(IA)의 무테 에게데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 열리는 이번 총선에서는 단원제 의회인 그린란드 의회의 31석을 두고 총 6개 정당의 후보 213명이 경쟁한다. 현재 연립정부를 이끄는 '이누이트 공동체당'(IA)의 무테 에게데 총리는 연임을 노린다.
그린란드 선거는 유권자 수가 적고 사전 여론조사가 충분치 않아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1월 여론조사 기관 베리안이 유권자 4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1%가 에게데 총리가 이끄는 IA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연정 파트너인 전진당(Siumut)으로 22%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총선은 에게데 총리가 지난달 초 "내부 분열이 아니라 협력하고 단결할 때"라며 4월로 예정된 선거를 앞당길 것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거듭 주장하는 상황 속에서 의회 장악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키우고 독립 여론을 확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간) 한 초등학생이 걸터앉아 있는 그린란드의 버스 정류소에 선거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에게데 총리는 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덴마크 공영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으나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라며 "우리의 미래는 그린란드 안에서 우리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주요 정당들은 대부분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IA는 덴마크에 대한 재정 의존도를 낮춰야 독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장기적' 독립을 지지한다. 전진당은 총선 이후 독립 추진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약했다. 야당인 방향당(Naleraq)은 독립을 지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적극적인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 경제가 덴마크의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독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우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덴마크와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해 관계 재정립을 추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