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부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6월 미국에서 ‘생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46년 6월 14일생이고 시 주석은 1953년 6월 15일생이다. 둘 다 6월에 생일을 맞는 만큼 생일 정상회담설이 나온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사흘 전인 지난 1월 17일 시 주석과 통화를 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두 정상이 대면 정상회담을 가지면 트럼프 집권 2기 이후 첫 만남이 된다.
미 WSJ “6월 ‘생일 정상회담’ 논의 시작”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중국이 대미(對美) 보복 관세로 국제 무역ㆍ통상 환경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타진되는 것은 양측이 관계를 호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초 다시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며 압박 강도를 높여 왔다. 중국 정부는 미국 농축산물 등에 대해 10일부터 10~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희귀광물 수출 통제에 착수하는 등 보복 조치로 맞불을 놓고 있다.
홍콩 SCMP “4월 정상회담 개최 노력”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을 방문한다면 특히 시 주석에게 중요한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양국이 정상회담을 논의 중이며 4월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SCMP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7년 4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며 인삿말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장소 ‘기싸움’…서로 자국서 개최 희망
WSJ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베이징 방문을 선호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겪은 ‘수모’를 목격한 중국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자칫 트럼프의 아첨꾼으로 비춰질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두 정상이 처음 만났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를 희망하는 반면 중국은 워싱턴 DC에서 더 격식을 갖춘 만남을 갖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성사 시 무역전쟁·지역안보 논의 전망
과거 트럼프 집권 1기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공식 정상회담은 모두 네 차례 있었다. 2017년 4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해 첫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답방 형태로 같은 해 11월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하지만 다음 해 ‘미국의 대중 관세→중국의 대미 보복관세’가 이어지는 등 무역 전쟁이 격화됐다. 두 정상은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무역 갈등 완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양국이 무역 전쟁을 일시적으로 ‘휴전’하는 등 일부 성과를 냈지만, 근본적인 무역 갈등 해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