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김 "VOA·RFA 축소, 김정은·中공산당·크렘린이 환영할 소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실상 등을 알려온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거느린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최근 발표한 것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한국계인 영 김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VOA·RFA 축소는) 김정은이 좋아할 일"이라며 19일(현지시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미 보수 매체 내셔널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USAGM의 개혁은 필요하지만, 조직을 없애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중국·북한·러시아·이란이 환영할만한 소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관을 해체하면 20세기 중반부터 중국공산당, (북한) 김정은, (러시아) 크렘린, (이란) 아야톨라 등 억압적인 정권에 의해 탄압을 받아온, 자유를 사랑하는 목소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인 한국계 영 김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을 운영하는 미국글로벌 미디어국(USAGM)을 폐지해선 안 된다면서 우려를 전했다. 사진은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주최로 미국 워싱턴 DC의원 회관에서 미주 한인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화당 소속인 한국계 영 김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을 운영하는 미국글로벌 미디어국(USAGM)을 폐지해선 안 된다면서 우려를 전했다. 사진은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주최로 미국 워싱턴 DC의원 회관에서 미주 한인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는 또 "우리는 정보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만약 진실이 전 세계에 방송되지 않는다면 적의 선전과 허위정보가 그 공백을 메울 것이며 우리는 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USAGM의 폐지가 아니라 개혁이 미 국익을 보호하기 올바른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VOA에 대해 "미국의 최대 국제 방송사로, 50개 언어로 매주 3억5400만 명이 듣고 있다"고 밝혔다. VOA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해 1942년 설립했다. 

또 USAGM이 운영하는 RFA의 위구르어 서비스에 대해선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에서 독립된 유일한 위구르어 뉴스 매체"라며 "RFA는 북한의 강제수용소 또는 구금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도 폭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RFA는 중국·미얀마·북한·캄보디아 등에서 신뢰할 수 있는 매체"라며 "지난해 RFA의 웹사이트 조회 수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2억5700만 건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영 김 의원이 X(옛 트위터)에 USAGM의 폐지를 반대하며 쓴 게시물. 사진 X 캡처

영 김 의원이 X(옛 트위터)에 USAGM의 폐지를 반대하며 쓴 게시물. 사진 X 캡처

이와 관련, 미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소속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민주·일리노이)은 로이터통신에 "USAGM 폐지를 응원하는 사람은 전 세계 권위주의 정권뿐이며 특히 언론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중국과 북한과 같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중국 "중국에 관한 거짓말, VOA의 지문 묻어" 

 
반면 중국은 그간 VOA의 보도를 비판하면서 사실상 트럼프의 USAGM 폐지 방침으로 반기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9일자 사설에서 "VOA는 편향된 렌즈일 뿐, 중국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창구가 아니다"며 "(VOA는) 정치적 조작으로 심하게 왜곡된, 유령의 집에 있는 거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자에는 "자유의 횃불이라고 불렸던 VOA가 정부에 의해 헌신짝처럼 버려졌다"고 사설을 냈다. 환구시보는 "VOA가 그간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인권 침해 문제, 남중국해 분쟁, 대만·홍콩 인사들의 투쟁을 보도하며 반(反) 중국 정서를 부추겼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거의 모든 악의적인 거짓말에 VOA의 지문이 묻어있다"고 표현했다. 

훈 센 전 캄보디아 총리는 VOA 등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칭찬하며 페이스북에 "가짜뉴스·허위정보·거짓말·왜곡·선동 및 혼란을 근절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USAGM의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후 1300명 이상의 VOA 정직원이 유급휴가를 받았다. USAGM은 VOA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RFA 같은 국제방송에 자금을 댄다. 이들 방송은 검열·선전 등 정부의 통제로 자유 언론이 없는 국가에 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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