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군 점곡면에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전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후부터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산지에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15m(시속 54㎞)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원 산지에는 초속 20m(시속 72㎞)가 넘는 돌풍이 불면서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경북 동해안과 산지에는 강풍 예비특보가 발표됐다.
전날 다소 잦아들었던 바람이 다시 거세진 건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자리한 ‘남고북저’ 기압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일본 규슈 남쪽에 이동성 고기압이 크게 자리를 잡고 있고, 그 위로 저기압들이 하나씩 지나가면서 기압경도력(기압 차 때문에 발생하는 힘)이 증가해 바람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의 지구 관측 위성에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연기가 포착됐다. NASA 제공
25일 바람 더 거세진다 “불길 미사일처럼 번질 수도”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군 점곡면 야산에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강풍과 함께 고온 건조한 날씨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도 서울의 한낮 기온이 21.3도를 기록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경북 구미는 평년보다 12도 높은 26.4도를 기록했다. 25일에도 전국의 한낮 기온이 최대 26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건조 특보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7일 전국에 비…기온도 내려갈 듯
27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린다. 기상청은 “27일은 오후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겠고, 충청과 전라, 경상, 제주도에는 밤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와 함께 기온도 평년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산불 위험도 내려갈 전망이다.
“초유의 대형산불 3개 발생…기후변화 대비”
전문가들은 고온건조해진 겨울로 인해 초봄에 대형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 전문위원은 “지난주만 해도 전국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일주일 사이 급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건조해지면서 대형산불 3개가 동시에 터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며“기후변화로 인한 대형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