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감독 함단 발랄이 2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자택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금돼 끌려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감독 함단 발랄이 2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자택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집단 공격을 당한 뒤 이스라엘군에 끌려갔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발랄은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노 아더 랜드'(No Other Land)로 이달 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농부 출신인 그는 영화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로부터 집과 땅을 빼앗겠다는 위협에 시달렸던 경험 등을 풀어냈다.
매체에 따르면 '노 아더 랜드' 제작자 유발 아브라함은 이날 자신의 엑스를 통해 이스라엘 정착민 한 무리가 발랄을 공격했으며 이후 이스라엘 군인들이 그를 체포해갔다고 밝혔다.
아브라함은 "그들이 발랄을 폭행해 머리와 복부에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입었다"며 "그가 부른 구급차에 군인들이 난입했고 그를 끌고 갔다. 그 후로 그에 관한 소식은 없다"고 적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감독 함단 발랄(왼쪽). 로이터=연합뉴스
발랄과 함께 '노 아더 랜드'를 만든 공동 감독 바젤 아드라는 CNN에 이날 발랄의 연락을 받고 서안 수샤 마을에 있는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한 남성이 끌려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아드라는 당시 발랄의 집 밖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 한 무리가 있었으며 일부는 돌을 던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스라엘 경찰과 군대도 근처에 있었고, 군인들은 총을 쏘며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고 아드라는 전했다. 이와 관련한 AFP의 질의에 이스라엘군은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발랄이 체포된 현장에서는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NGO) 단체 '유대인 비폭력 센터' 소속 미국인 활동가 다섯 명도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공격당했다고 CNN은 전했다.
단체 측은 이스라엘 정착민 수십명이 곤봉과 칼 등을 휘두르며 마을을 공격했고, 소총을 쏜 사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소속 활동가 조시 키멜먼은 CNN에 당시 이스라엘 군인들도 현장에 있었으나 이들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