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안동까지 확산한 25일 산림청 진화 차량이 봉정사 주변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에서 확산한 초대형 산불이 안동으로 뻗으면서 국가지정유산 국보·보물 8건이 집적된 안동 봉정사에서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한 유물 긴급 이송 조치가 시작됐다.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9시20분쯤 “유네스코 세계유산(한국의 산사)에 등재돼 있으며 극락전(국보), 대웅전(국보),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등 국가유산이 있는 안동 봉정사에서 유물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송 불가능한 건축물을 제외하고 영산회 괘불도(보물)·아미타설법도(보물)·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등 탱화·불상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로 옮기는 조치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웅전 벽화나 일부 보물은 봉정사 유물전시관인 성보관에 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서후면 태정리에 위치한 봉정사는 672년(신라 문무왕 12) 능인대사에 의하여 창건됐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 가운데 극락전은 중수 건립연대가 1200년대 초로 추정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꼽힌다. 중심 법당인 대웅전에는 석가모니삼존상이 모셔져 있고 조선 전기 건물로 추정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봉정사를 방문해 수장고 등 관련 시설을 둘러보며 국가 지정 유산의 이송 방안을 논의했다.

25일 경북 안동 봉정사에서 산불 확산에 대비해 사찰 및 국가유산청 관계자들이 주요 유물을 옮기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25일 경북 안동 봉정사에서 산불 확산에 대비해 사찰 및 국가유산청 관계자들이 주요 유물을 옮기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이 분포한 안동까지 불길이 확산하면서 관계 당국은 화재 진압과 피해 방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쯤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8㎞ 거리까지 불길이 닿은 상황에서 병산서원 현판은 세계유교박물관으로 옮긴 상태다. 마을엔 소방차 10대와 소방대원 50여명 대기 중이며, 가옥과 주요 시설물에 물을 뿌리며 화재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고 국가유산청이 전했다.

국가지정유산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안동 봉정사의 극락전. 사진 국가유산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