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공판에 출석하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향후 정치적 명운을 가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①무죄 또는 100만원 미만 벌금형=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이 대표에게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거나, 피선거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벌금 100만원 미만 형이 선고되면 이 대표는 일단 후보 자격 논란을 벗게 된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도 인용한다면 이 대표는 유리한 고지에서 조기 대선에 나서게 된다.
현재도 비주류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잠룡의 당내 경쟁력은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우리 당 지지층은 윤 대통령과 싸운 사람이 누구냐고 묻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사건이 해결되면 경선에서 아무도 이 대표를 넘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탄핵 심판에서 기각(각하)돼 윤 대통령이 복귀하는 건 변수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계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윤석열 대 이재명’의 정치적 내전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가운데)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법(강간 등 치상) 등에 대한 전원 합의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 재판 ‘6·3·3 규정’(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에 따르면 이 대표 사건의 대법원 판단은 오는 6월 26일 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선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로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진다. 선고가 오는 28일이나 다음달 초까지 나온다면 대선은 5월 말 혹은 6월 초에 시행되는데, 이 경우 이 대표는 대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2심 결과만으로 당내 기류가 바뀔 것 같진 않다”(원내 지도부 의원)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대선 본선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23년 공직선거법 확정판결은 2심 후 평균 73.2일 만에 났다. 이에 따르면 이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판결은 6월 7일(73일째)에 나올 수 있다. 이 대표가 막상 민주당 후보로 뽑히고도 정작 본선에서 중도탈락하는 시나리오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2심에서 1심과 같은 형을 받고,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어진다면 후보 교체론이 부상할 수도 있다. 실제 비명계 원외 인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확정판결을 빨리할 지도 모르는데 이 대표가 계속 후보를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조국혁신당에선 “일단 우리 당도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에선 오히려 “대법원이 당내 경선을 통과한 대선 후보의 피선거권 박탈형 선고를, 대선을 바로 코앞에 두고 확정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경선을 빨리 끝내야 한다”(중진 의원)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