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韓대행 "인력·장비를 총동원, 산불 확산 고리 단절에 총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닷새째 이어지는 초대형 산불과 관련해 26일 “정부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최우선으로 가용한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부가 그동안 산불 대처·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재까지 이번 산불로 18명이 숨지고 주민 2만3000여 명이 긴급대피했다.

한 대행은 “지난 21일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번지며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갈아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는 간밤 내내 거센 바람이 강풍특보 수준으로 몰아친 데 있다”며 “오늘내일 비가 내려 불길이 잡히기를 간절히 기다렸으나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오늘 비 소식이 없고 27일 목요일에만 5~10mm 정도 적은 양의 비가 내리는데 그칠 전망”이라며 우려했다.

이번 산불 이전부터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24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많은 수준이다. 약 1만 7000ha(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주택·공장 등 209개소가 파괴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인 산불 대응에 나섰다. 지난 22일 산불 경보 “심각”을 발령했고, 25일부터는 이를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했다. 국가 소방동원령도 발령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대행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자원봉사자와 일선 현장의 이장들까지 모두 함께 산불 진화 및 민가 주변 보호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헬기 128대를 비롯해 군 인원 1144명·소방인력 3135명·진화대 1186명·공무원 등 4652명의 가용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진화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울산·경남북 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신속한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경남 산청, 울산 울주, 경북 의성, 경남 하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 대행은 “이처럼 역대 최악의 산불에 맞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의성 산불이 어제 하루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단 몇 시간에 확산하는 등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이번 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적인 산불이 생기면 산불 진화를 위한 자원 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산불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의 반성도 있었다.

한 대행은 “이번 재난이 지나가면 우리가 국토를 관리해온 방식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며 “재난 예방은 과하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여러 번 아픔을 겪으며 뼈아프게 배운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대비는 자연의 괴력 앞에 늘 부족하게 마련인데, 우리가 과연 철저하게 대비하긴 하였나 돌아봐야 한다”고 반성했다.  

한 대행은 “일단 산불이 난 뒤 끄려면 엄청난 자원이 들어가고 소중한 인명이 위태로워진다”며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의 71%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등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개개인의 부주의한 마음가짐도 달라져야겠지만,관련 기관들도 평소에 미리미리 과하다 싶을 만큼 국민들께 산불 예방을 홍보해야 한다”며 “관련 장비와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또 제대로 운용하고 있는지 평소에 철저하게 점검하고 부족하다면 대응체계와 자원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부는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하였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위해 브리핑실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위해 브리핑실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또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행은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주시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 달다”며 “입산 시 라이터, 버너 등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화기는 절대 소지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산림이 한 번 훼손되면 원상 복구하는데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고, 피해지역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며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로 인해 우리 이웃들이 더 이상의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금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회복을 해 긴급구호를 비롯한 행·재정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25일 오후 어둠이 내린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뒷산에 민가를 삼키려는 화마처럼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어둠이 내린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뒷산에 민가를 삼키려는 화마처럼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뉴스1

 
마지막으로 한 대행은 “현장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계신 산불진화대, 소방 인력, 군장병 여러분, 이재민을 돌보고 지원 중이신 지자체 공직자와 적십자사 등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향과 가족, 이웃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이 벌이고 계신 사투를 전 국민이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계신다”며 “부디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없도록 지자체장들과 군 지휘관께서는 진화작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주시길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