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수도권 이외 지역의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 소득·자산 측면에서 부채 상환 능력이 부족한 지방 취약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 38만6000 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72조3000억원으로 전체 금융부채의 4.9%에 해당했다.
고위험 가구는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 가구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대비부채비율(DTA)도 100%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모두 부채 상환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소득 또는 자산 한 가지 측면에서라도 상환 능력이 부족한 가구는 모두 356만6000가구이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584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금융부채 가구 수의 29.7%, 전체 금융부채의 39.7%에 이른다.
특히 지방의 경우 향후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부채 보유자의 자산이 줄어 상환 고위험 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한은이 금리·주택가격 변동분과 주택가격 전망을 반영해 분석한 결과, 2024년말 지방과 수도권의 고위험 가구 비중은 각 5.4%, 4.3%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해 말에는 지방은 5.6%로 더 커지고 수도권은 4.0%로 떨어져 비중 차이가 1.6%포인트(p)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서울 등 수도권과 비교해 지방 미분양이 늘어나고 건설 경기가 부진한 지역의 경우 고위험 가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부실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련 동향과 정부 대응의 효과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