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마음" 뒤숭숭한 與…반탄 단톡방엔 "헌재 집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위해 단상으로 나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402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위해 단상으로 나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402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선고 기일인 ‘4월 4일’에 대한 어떤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본회의 표결 법안에 대한 찬반 표결 방침을 원내지도부가 안내한 뒤 별도 자유발언 신청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침묵이 길어지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일어나 “다들 생각들은 있으시겠지만 말씀은 안 하시겠지요. 그냥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립시다”라고 말하고 의총을 마무리했다. 한 참석자는 “22대 국회 들어서 가장 조용한 의총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당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당 지도부 의원은 “우리끼리도 살 떨려서 전망을 서로 얘기 못 한다. ‘쌍권’(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만 조용히 결과에 따라 어떻게 당을 운영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끼리 밥 먹을 때마다 ‘우리 당이 인용이든 기각이든 간에 너무 대비를 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지도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결론을 가정하고 미리부터 뭔가 준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과 지도부가) 지금처럼 같이, 또 다르게 행동하겠다”고만 했다.

국민의힘에선 전날에 이어 이날도 헌재 판결에 승복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영세 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힘은 결과가 어떻든 헌법기관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며 “민주당도 이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헌재 판단을 온전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국민 여러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의원들께서도 각자 자리에서 소신을 지키며 우리 당 뜻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4월 4일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끝이 아니라 새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 야당 지도부를 향해선 “폭동 테러 사주”(권 원내대표) 등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일반 시민 약 178만명을 상대로 서명 받은 탄핵 반대 탄원서를 2일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제출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실 제공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일반 시민 약 178만명을 상대로 서명 받은 탄핵 반대 탄원서를 2일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제출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실 제공

 
반탄(탄핵 반대) 의원들은 선고일인 4일 헌법재판소 앞 총집결 방침을 세웠다. 의원 60여명이 속한 ‘헌재방’이란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엔 “4일 오전 7시 이후 헌재 앞 릴레이 시위에 전원 참석해달라”는 공지가 떴다. 반탄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2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등과 함께 시민 약 178만명의 서명을 받은 탄핵 반대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9일부터 윤 의원 등이 주도해 모은 탄원서였다. 반탄파 재선 의원은 “인용에 대한 플랜은 없다. 인용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반탄파 초선 의원은 “우리도 아무도 정보가 없다. 그냥 기대만 할 뿐”이라고 했다.


반면 찬탄(탄핵 찬성) 의원들은 물밑에서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우리는 지금 딱 ‘스탠바이’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찬탄파 의원도 “선고 기일이 예상보다 빨리 잡힌 걸 보면 인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겠냐”며 “만약 인용이 된다면 우리도 여당의 일원으로서 계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결과와 상관 없이 탄핵 선고 이후 개헌 논의가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당내에서 임기 단축 개헌 얘기가 불붙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