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세다대 졸업장을 들고 활짝 웃는 허미미. 사진 허미미
허미미는 "26일 와세다대 졸업식에 참석했다. 4년간의 캠퍼스 생활이 끝나니, 후련하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올림픽에서 입상한 것 이상으로 기쁘다"고 27일 전했다. 허미미는 2021년 일본 명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입학했다. 2022년 태극마크를 달면서 최근까지 약 3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생활했다. 주요 대회를 앞두고는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지옥훈련을 받았고, 대회가 끝나면 일본 도쿄로 날아가 대학 강의를 들었다.

파리올림픽 은메달을 들고 기뻐하는 허미미. 뉴스1

독립투사의 후손인 허미미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진 IJF
덕분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은 "지난 3년간 수험생 부모의 마음이었다. (허)미미 대학 생활을 지원하느라 공항과 선수촌을 한 달에도 수차례 오간 적이 많았는데 운동을 잘해줘서 힘든 줄 몰랐다. '운동'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제자가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허미미는 "김정훈 감독님이 안 계셨으면 공부나 운동 중 하나는 중도 포기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허미미는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한다. 전년도 우승자는 등판에 붉은색 이름표를 단다. 일반 참가자는 파란색이다. 전민규 기자
허미미는 재일동포 선수다. 원래 그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유도 유망주였다. 하지만 "손녀가 태극마크를 달았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2년 나고 자란 일본을 떠나 한국에 왔다. 한일 이중국적이던 그는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처음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 5대손으로 주목받았다. 묵묵히 하루도 빠짐없이 땀을 쏟은 그는 결국 실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