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내외 리스크…CDS프리미엄, ‘계엄사태’ 수준으로 반등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신용 위험 지표인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직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트럼프발 상호관세 압박이 커지면서다.  

글로벌 채권 정보업체씨본즈(Cbonds)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은 36.36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3일 40.42bp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27일 28.13bp까지 하락하며 안정됐던 CDS 프리미엄이 반등한 것이다. 현재 수치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초(36bp) 수준까지 올라섰다.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해당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의 신용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CDS 프리미엄은 상승하고, 낮으면 떨어진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신용 위험도가 다시 고개를 드는 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다. 대내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면서 찬반 집회가 과열되는 등 사회적 혼란이 가중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는 “2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경우 한국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헌재 심판이 미뤄지면서 2주간 국고채 금리는 시장 예상과 달리 반등(채권값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격 가시권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CDS 프리미엄이 반등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다음 달 2일 외국산 차량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26일 공식 발표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가장 비중이 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CDS 프리미엄이 오르는 건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이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값은 29일 새벽 2시 기준 전날 야간 종가(1464.6원)보다 5.3원 내린(환율은 상승) 146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8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홀로 6400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코스피가 2600선이 깨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