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은 31일 동영상 등 증거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 고소대리인인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성폭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으며 이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A씨 측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2015년 11월 18일 자정 무렵부터 오전 8시 30분 사이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일 아침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성폭행과 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는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장 전 의원이 잠들어 있는 사이 호텔 방 안 상황 등을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촬영해 보관했고, 이를 최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A씨 측은 영상에 장 전 의원이 A씨 이름을 부르며 심부름시키는 상황, 추행을 시도하는 상황, 피해자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응대하는 상황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 측은 당일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응급 키트로 증거물을 채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A씨의 특정 신체 부위와 속옷 등에서 남성 유전자형이 검출됐음을 확인했고, 해당 감정서도 제출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 전 의원이 A씨에게 '나 하루 종일 마음이 너무 힘들다. 내일 꼭 출근해라' 등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다고도 주장했다.
A씨 측은 "가해자는 해당 문자메시지 내용이 편집된 것처럼 주장했으나 피해자가 호텔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이후 가해자로부터 오는 전화와 문자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대화 형태의 메시지가 아니어서 맥락을 따질 필요조차 없고, 일방적으로 가해자가 다급하게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A씨 측은 A씨가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하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상황 등을 사건 발생 약 한 달 후 기록해뒀던 자필 메모와 해바라기센터 상담일지 등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장 전 의원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힘에 대한 두려움, 성폭력 신고 이후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형사 고소를 하지 못한 채 약 9년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피해자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을 막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구하기 위해 고소에 이르렀다"며 "장 전 의원이 해야 할 일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지난 1월 17일 고소장을 접수한 뒤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장 전 의원은 지난 28일 출석해 조사받았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부산 모 대학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비서였던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당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은 A씨가 주장하는 성폭행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