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미정산' 발란, 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인수합병 추진"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결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31일 서울 강남구 발란 본사가 있는 공유오피스 로비에 '발란 전 인원 재택 근무'라고 적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결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31일 서울 강남구 발란 본사가 있는 공유오피스 로비에 '발란 전 인원 재택 근무'라고 적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유동성 문제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파트너 여러분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오늘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어 “발란은 올 1분기 내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고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파트너 정산 지연 문제로 불편과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회생절차를 통해 건강한 재무구조를 회복하고 파트너 권익을 신속히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발란은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3월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며 “회생절차는 파트너 여러분의 권익을 신속히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회복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란 측은 회생절차와 함께 M&A(인수합병)를 병행하기 위해,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향후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기에 인수자를 유치해 자금 유입을 앞당김으로써 파트너의 상거래 채권도 신속하게 변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생은 채권자를 버리는 절차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며 “앞서 예고 드린 미팅 일정은 별도 안내드릴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상황을 공유드리며 소통하겠다”고 했다.  

앞서 최 대표는 이번 주부터 셀러들을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영업을 해왔다. 사진 유튜브 발란 캡처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영업을 해왔다. 사진 유튜브 발란 캡처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입점업체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28일부터는 상품 구매와 결제가 모두 막혔다. 30일 발란 모바일 앱은 이용자들의 제품 구입을 차단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발란 입점업체는 1300여 곳으로 한 달 평균 거래금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현재 미정산 대금은 13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산일이 도래하지 않은 입점업체까지 고려하면 피해액은 수백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발란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 상거래채권인 판매대금 정산은 어려워진다.  

2015년 설립한 발란은 국내 대표 명품 플랫폼으로 꼽혔다. 영화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였지만, 설립 이후 흑자를 내지는 못했다. 공시에 따르면 발란의 결손금은 2022년 662억원에서 2023년 784억원으로 늘었다. 한때 3000억원까지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최근 3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