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中과 겨룰 프리미엄 ‘46파이 배터리’ 국내 최초 美 공급

삼성SDI가 만든 '46파이' 배터리.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만든 '46파이' 배터리.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2차전지 업체 중 처음이다.

삼성SDI는 최근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 높이 95㎜)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진행했다. 4695 배터리 셀은 국내 천안사업장에서 만들었다. 셀을 베트남 법인에서 모듈로 조립한 뒤 미국 고객사에 소형 모밀리티용으로 공급한다.

양산에 성공한 46파이 배터리는 고용량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삼성SDI의 독자 특허 소재인 SCN(Silicon Carbon Nanocomposite) 음극재를 넣었다.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하는 ‘탭리스(Tabless) 기술’을 적용해 내부 저항을 약 90%가량 낮췄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을 줄인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고,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46파이 배터리는 ‘테슬라 배터리’로도 불린다. 국내 2차전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미래 먹거리로 매달리는 성장 동력 중 하나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 규격인 2170(지름 21㎜, 높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이 6배가량 크다. 더 적은 수의 배터리로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에너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배터리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46파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55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650GWh로 늘어날 예정이다. 연평균 33%씩 성장하는 셈이다. CATL 등 중국 2차전지 업체는 값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산 배터리가 인기를 끌지만 안전성과 디자인, 성능에 비중을 두는 시대가 오면 46파이 배터리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