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家' LS-LIG 손 잡는다…"방산 산업 시너지 기대"

LS그룹과 LIG그룹 CI. 각사 제공

LS그룹과 LIG그룹 CI. 각사 제공

범LG가(家)인 LS그룹과 LIG그룹이 전략적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트럼프 2.0 시대 속 확대되는 글로벌 방산 산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LS그룹과 LIG그룹은 지난 28일 그룹 간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전략적 제휴 및 포괄적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LS 측은 “양 그룹은 방위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각자의 핵심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상호 성장을 도모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체를 구성해 제휴 및 협력 방안, 추진 일정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전 세계적인 방산 호황 흐름과 무관치 않다. 유럽연합(EU)은 최근 8000억 유로(약 1275조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안보 위기가 커진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서양 동맹’에 균열이 생기면서 유럽 독자 노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의 노후화 무기 교체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K방산에도 시장 진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LS와 LIG가 손을 잡을 경우 방산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많다. LS는 LS엠트론을 통해 전차·장갑차·자주포 등 궤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도무기, 감시정찰 장비, 무인화 방산기술 등을 가진 LIG넥스원과 협력할 여지가 크다. 또 LS전선·LS일렉트릭·LS MnM 등 에너지·통신·첨단소재 분야에서도 LIG와 함께 신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LS 관계자는 “양 그룹은 공동 연구개발 및 시장 조사, 기술 및 인적 자원 교류, 합작투자회사의 설립 등을 통해 전략적 제휴와 포괄적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허태수 GS 회장(오른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구본상 LIG 회장, 구자은 LS 회장이 지난 28일 'GS 창립 20주년 및 GS아트센터 개관 기념 행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GS

허태수 GS 회장(오른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구본상 LIG 회장, 구자은 LS 회장이 지난 28일 'GS 창립 20주년 및 GS아트센터 개관 기념 행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GS

 
LIG그룹은 1999년, LS그룹은 2003년 각각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지난 28일 열린 GS그룹 창립 20주년에서도 구자은 LS 회장, 구본상 LIG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범LG가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LIG그룹은 2004년 LG이노텍 방위사업 부문(현 LIG넥스원)을 인수해 방산을 주력으로 해왔다. LS은 구리 제련, 전선 등 기존 주력 사업뿐만 아니라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부품 소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향후 호반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등 가능성에 대비한 범LG가의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호반은 LS전선과 경쟁사인 대한전선 모기업이다. 호반은 최근 LS 지주회사인 ㈜LS 지분을 3% 미만 수준에서 매수했다. 호반은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대한전선과 LS전선 간 법정 다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LS도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경우를 대비해 ‘백기사’ 확보에 나섰다는 시각이다.